경제성과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국정 동력 회복에 주력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났다. 친문(親文) 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법정 구속되면서 국정운영 동력이 악화일로에 빠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김 지사는 30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김 지사는 민주당 정권 창출 유지를 위해, 김씨(드루킹)는 경제민주화 달성을 위해 상호 도움을 주고받음과 동시에 상호 의존하는 특별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문 대통령 최측근의 구속으로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청와대는 구속 선고 사실이 알려진 직후, 최대한 말을 아끼며 ‘지켜보자’ 입장을 보이나 당황한 기색이 여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무엇보다 새해 경제행보로 간신히 끌어올리고 있는 국정 운영 동력 자체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야권에서는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대여 공세 전선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장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부터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대 후반에서 약보합세를 근 한 달간 유지해오고 있다. 경제행보와 맞물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지지율이 상승하는 듯 했으나 손혜원 무소속 의원 ‘목포 투기 의혹’ 사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 등 당 내 악재를 접하면서 지지율은 횡보세를 보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1~25일 닷새 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공개한 1월4주차 주간집계(95% 신뢰 수준·표본오차 ±2%p·응답률 7.3%)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7.7%가 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주 대비 지난주 대비 1.4%p 내려간 수치로 2주 연속 하락했다. 김 지사의 구속으로 지지율은 또다시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혜원·서영교 의원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파급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너무 뜻밖이고 전혀 말도 안된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이번 댓글 조작 사건이 정권 창출의 시작점과도 맥이 닿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가봐야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1심에서 법정 구속이 나온 것만으로도 정권 차원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뿌리를 흔든 국정원 댓글 사건이 또 한 번 부각되면서 현 정권의 정통성이 흔들릴 수 있다.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촛불로 탄생한 정부에서도 댓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목소리가 나온다면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김경수 여파’로 정권의 뿌리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외교안보 정책도 모두 ‘백약이 무효’가 될 것이란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지사 구속 소식을 접하자마자 한국당 당권 주자들은 ‘대선 무효’를 들고 나왔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구속 소식을 듣자마자 “김 지사가 구속되면 그 위로 캐면 대선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내 괴롭혔다. 임기 내내 국정원 댓글 사건과 세월호 사건으로 탄핵에 들어간 게 아닌가”라며 “그런데 국정원 댓글 사건보다 10배나 더 충격적인 사건이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이라고 일갈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사필귀정”이라며 “문재인 정권 탄생의 근본을 다시 되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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