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대구에 초미세먼지(PM-2.5)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최악의 공기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 대구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87㎍/㎥로 ‘매우 나쁨’ 수준을 유지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인 이날 대구는 아침부터 봄비가 내렸지만 미세먼지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민들은 대부분 미세먼지용 마스크나 옷깃,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출근길에 나섰다. 동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은 등굣길에 오른 아이와 학부모로 북적였다. 대부분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벗으려는 아이와 다시 씌우려는 부모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상황은 비슷했다.버스정류장도 마스크를 쓴 인파로 북적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소희(30·여)씨는 “요즘처럼 심한 미세먼지는 처음인 것 같다”며 “눈이 따갑고 탁한 공기에 숨이 막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임모(24)씨는 “미세먼지 나쁨의 일상화로 이번에 마스크를 대량 구매했다”면서 “정부가 나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꼼짝없이 종일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고충을 토로했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이중으로 겹쳐 쓴 환경미화원 윤보성(58)씨는 “나이가 들면 호흡기가 더 민감해진다”면서 “이런 상황이 일상이 되는 것 같아 겁이 난다”고 했다.미세먼지 공습은 생활의 변화도 가져왔다. 두 살배기 딸을 둔 김혜민(31·여)씨는 “미세먼지로 아이의 건강이 걱정돼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면서 “자연건조 대신 건조기로 빨래를 말리는 것도 일상이 됐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구 125㎍/㎥, 북구 109㎍/㎥, 중구·동구 105㎍/㎥, 달성군 95㎍/㎥ 등이다.에어코리아 관계자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7일부터는 북동풍의 영향으로 서서히 걷히겠다”면서 “어린이와 노약자 등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줄이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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