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한국 방문 20주년을 기념해 차남 앤드루(Andrew) 왕자가 5월 14일 경북 안동시를 방문한다.3일 시에 따르면 영국 왕실 경호, 의전 관계자들은 이날 앤드루 왕자의 방문 예정지인 경북도청을 비롯해 하회마을, 안동농수산물도매시장, 봉정사, 한국국학진흥원 등을 사전답사했다.앤드루 왕자는 20년 전 여왕이 방문했던 하회마을과 농산물도매시장, 봉정사 등 ‘퀸스로드(Queen’s Road)’를 그대로 밟을 예정이다.앞서 20년 전인 1999년 4월 19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김대중 전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영국 여왕의 한국 방문은 1883년 한-영 수교 116년 만에 이뤄진 뜻 깊은 행사였다.당시 여왕은 방한 이틀째인 4월 21일 73세 생일을 맞이해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다”며 안동 하회마을과 봉정사 등을 찾았다.‘세기의 진객(珍客)’을 맞이한 하회마을은 충효당 내당에서 김치 및 고추장 담그기, 농부가 소를 끌고 쟁기로 밭을 가는 이국적인 모습 등을 여왕에게 선사했다.담연재에서 마련된 생일상에는 궁중에서 임금께만 올리던 ‘문어오림’과 매화나무로 만든 꽃나무 떡 등 47가지의 전통음식을 준비했다.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에서 우리 방식대로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오른 모습에 대한 일화는 상당한 화제거리였다.이어 안동농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한 여왕은 사과 선별작업과 딸기, 참외, 단감 등 인근 지역에서 출하된 농산물 경매 장면을 지켜본 뒤 봉정사로 향했다.고려시대 건축돼 현전 최고(最古) 목조 건물인 ‘극락전’ 앞 돌탑에 돌멩이 하나를 올려놓고 “돌탑을 쌓았으니 복을 많이 받겠다”라며 웃음을 지었다.여왕은 방명록에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는 글귀 아래 영어로 ‘Elizabeth’라고 서명하고 산사를 떠났다.이후 여왕이 다녀간 하회마을은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하며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봉정사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지난해 세계유산에, 앤드루 왕자가 방문 예정인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 중인 ‘유교책판’은 2015년 세계기록유산으로 각각 등재됐다.안동시는 여왕이 다녀간 퀸스로드를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다음달 11일부터 15일까지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준비한다.시 관계자는 “행사 이후에는 국내 대형여행사와의 제휴를 통해 ‘퀸스로드 체험 코스’ 여행상품을 만들고, 안동을 방문한 역사적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안동로얄관광포럼’을 개최해 국내외에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