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칠곡축협이 계약비리 의혹 늪에 빠졌다.구미의 한 축협 조합원이 계약·부실운영·직원채용 비리 의혹을 밝혀달라며 조합장 등 임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가 터졌다.구미·칠곡축산업협동조합 조합원 A(60)씨는 최근 업무방해 및 배임혐의로 해당 농협 조합장 B(64)씨와 상임이사 C(61)씨를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고발했다고 8일 밝혔다.A씨는 고발장에서 “B씨와 C씨가 업체에 담보를 제공받지 않은 채 외상한도를 넘어서는 육류를 외상 납품하고 300여 마리 송아지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행위를 지도, 감독하지 않아서 조합에 7억여원에 이르는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정기총회 감사결과 보고에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며 “475마리 송아지 중 175마리는 전자경매를 하면서 300마리에 대해서는 한 업체에 수의계약을 해 경매가보다 마리당 20-30만원씩 더 준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그는 “저는 2001-2005년까지 이 조합의 조합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정상적이라면 외상한도를 초과해 외상 납품하고, 전자경매를 놔두고 15여억원에 달하는 송아지 구매를 수의계약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합 규정상 외상한도를 초과한 외상거래는 여신담당자의 권한을 넘어서고, 자체 경매시장을 갖고 있는 조합이 수의계약을 할 이유가 없는데 특정업체 한 곳과 수의계약을 한 것은 조합장이나 상임이사의 지시가 있거나 묵인 하에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원 자녀 등 20여명에 달하는 직원채용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대부분 조합장 조카, 상임이사 조카, 대의원 아들·딸, 이사 아들, 조합장 및 임원 지인 자녀 등이다. 이들은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서류전형과 면접만 치르는 전형채용을 통해 입사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의혹을 낳고 있다. 한 조합원은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채용 비리 문제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비리는 업무방해 등으로 형사 고발하도록 하고 합격된 사람도 채용을 취소하도록 해 일벌백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은 “형식적으로 채용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임원 자녀에 대한 ‘품앗이’ 채용이 횡행한다면 특혜 의혹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합장 B씨는 “현재 경찰 수사와 농협중앙회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며 “경찰에 수사 의뢰한 직원채용 문제는 규정대로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최근 구미경찰서에 보강수사를 요청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구미경찰서 수사과는 B·C씨를 불러 피고발인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이 조합 감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사실 여부를 밝힌다.지난 7일 오전 구미·칠곡축산업협동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도축장 부실 운영을 규명하라’는 현수막을 선산가축시장 앞에 걸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이은진·박노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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