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축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주부모델 대회인 ‘미즈메이퀸 선발대회’가 여성단체의 반발로 취소됐다. 대구시 중구는 제30회 동성로 축제 일정 중 하나인 ‘미즈메이퀸 선발대회’(미즈퀸 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미즈퀸 대회는 지난 1996년 지역 모델 에이전시가 주관해 시작됐으며 동성로 축제 일정에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참가자들은 티셔츠와 블라우스, 청바지 등을 입고 카메라테스트를 한 후 전야제 무대에 오른다. 선발은 25~40세 ‘블루윙’, 41~55세 ‘레드윙’, 56세 이상 ‘골드윙’ 등 세 분야로 나눠 이뤄진다. 이 같은 축제 계획이 알려지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은 여성 외모에 대한 평가를 문제삼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다양한 시민들이 즐기는 동성로 축제에서 사람의 몸을 평가하고 선발함으로써 기준에 들지 않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행사를 보며 즐거워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몸과 외모를 평가받는 대상은 여전히 여성”이라며 “2018년 스쿨미투 내용 대부분이 외모평가에 대한 것이었다. 여성들은 외모 품평이 아니라 온전히 축제를 즐겨야 할 존재”라고 강조했다.이 같은 여성단체의 반발에 동성로 축제를 후원하는 중구는 즉각 회의를 열고 미즈퀸 대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구 문화개발과 관계자는 “중구는 축제 기획에 참여하지 않지만 행정지도, 안전문제를 살피는 등 축제의 전반적인 사항을 신경쓰고 있다”면서 “내부회의를 열고 미즈퀸 대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상인회 등에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여성단체는 대회 취소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당초 예정된 기자회견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미즈퀸 대회를 주관하는 모델 에이전시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에이전시 관계자는 “이미 예선까지 진행된 만큼 장소를 옮겨 행사를 할 예정”이라며 “티셔츠와 한복 등을 입고 나오는 대회를 왜 문제 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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