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힘든 세상이라고 모두들 입을 모은다.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냥 제자리를 맴돈다.얼마전 술자리에서 친구가 내뱉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뱃속에서 힘들어 일찍 나왔는데 세상밖에 나오니 더 힘드네… 처 자식 있으면 더 힘든 세상, 죽어라 벌면 세금 빼가기 바쁜 세상, 집을 사도 세금, 차를 사도 세금, 일한다고 소득세 꼬박 꼬박 세금만 낸다고 참 힘든다’며 원망을 내뱉었다.곱씹어 생각해 보면 참 맞는 말이다.누구나 길을 가게 된다. 길을 가는 일은 삶의 수단이요 삶의 연속이다.외면하고 싶어도 반복해서 마주하는 것이 가난의 되물림이다.가난은 임금님도 구제못한다고 했다.‘어둠의 터널’에서 ‘빛의 세상’으로 가고 싶어도 당장 끼니 걱정해야 할 판이다.그래서 더 더욱 어려운 세상이다.오늘 대구광역일보가 창간호를 낸 지 23주년을 맞는다.‘최고가 이야기하는 최고의 신문’ 가치를 내걸고 550만 대구·경북인과 고락을 함께했다. 지난 23년을 되돌아본다.처음 그마음처럼 변하지 않는 뜨거운 열정으로 백지위에 글을 수 놓으려 한다.말 그대로 初心(초심)으로 돌아가련다.초심이란 童心(동심)과도 같다.피카소는 동심을 가꾸는데 40년이 걸렸다. 그래서 초심처럼 좋은 것이 없다.대구광역일보가 1996년 7월 11일 돛을 올렸다.어느새 스물셋의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두려운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던 그 ‘초심’과 오늘 23돌을 맞는 청년의 ‘기개’를 잃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변함없는 질정(叱正=잘못된 점을 꾸짖어 바로잡음)이다.그래서 대구광역일보는 왜곡이 난무하고 아부에 극치를 달리는 세태를 딛고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강물은 흘러가도 강바닥의 돌은 굴러가지 않는다)’의 자세로 정론직필한다.한 줄의 글로 삶의 희망을 주고 독자에게 심금 울리는 그런 신문이 되려 한다.결연한 의지로 다시 펜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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