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50대 마약사범이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했다 12시간 만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 경찰의 허술한 피의자 관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경찰이 붙잡은 마약사범을 놓친 것은 물론 체포 이후 마약사범의 한쪽 수갑을 풀어 주는 등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대구지방경찰청은 마약사범 도주 사건과 관련, 담당 경찰관들의 피의자 관리 소홀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마약 등 전과 20범인 A(51)씨는 지난 16일 오후 5시께 서구 내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에 체포된 후 아파트 3층에서 뛰어내려 도주했다. 당시 A씨는 마약투약 혐의로 인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A씨는 체포된 후 경찰서로 가기 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싶다”고 요청했다. 경찰관 3명과 함께 모친의 집으로 간 A씨는 누나 등과 면담을 마친 뒤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 침대를 밟고 창문을 통해 도주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찰은 A씨의 한쪽(오른쪽) 손목에 찬 수갑까지 풀어줘 피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도주에 성공한 A씨는 택시를 타고 유유히 경찰을 따돌렸다. 그는 아파트 3층에서 뛰어 내렸지만 크게 다치지 않았다. 경찰은 도주한 A씨의 검거를 위해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및 탐문 수사 등을 벌였다. 이후 경찰은 A씨가 핸드폰으로 자주 연락하던 지인의 집(남구 대명동) 앞에서 잠복하던 중 택시에서 내리는 A씨를 발견, 도주 12시간 만에 다시 붙잡았다.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실시한 소변 간이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경찰 관계자는 “90대 노모가 수갑을 보고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갑을 풀어 줬다. 당시 경찰이 각 1명씩 A씨 양쪽에서 감시하고 있었으나 도망치는 A씨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출동 경찰들을 상대로 피의자 관리 소홀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문제점이 확인되면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