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내년도 대구교육청 예산안이 본회의 의결 전 수정안이 발의돼 뒤집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구시의회는 16일 오전 제271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2020년도 대구시 예산안과 대구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경원 의원 등 12명의 의원들이 예결위의 예산안 심의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수정안을 제출해 표결에 들어가 재석 의원 27명 중 찬성 15표, 반대 10표, 기권 2표로 통과됐다. 이로써 먼저 본회의에 제출됐던 예결위의 예산안은 수정안으로 대체됐으며 이는 대구시의회가 개원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전경원 의원은 수정안 제안설명에서 “실효성이 낮은 사업예산, 당해 연도에 집행이 어려운 사업예산 등을 반영하고 예산결산위원회 심사 시 증액된 신규 사업예산을  수정함으로써 합리적인 예산을 편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수정안의 주요 내용은 에코스쿨 등 3개 사업 11억3296만원과 교육환경개선사업 등 2개 사업 30억5000만원을 감액하고 내부유보금을 41억8296만원 증액하는 것이다.하지만 당초 예결위의 예산안과 비교하면 예결위 심사 시 신규사업으로 증액된 달성군 소재 2개 단설유치원 및 1개 초등학교 도서관 지원예산 6000만원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외국어 교육 활성화 지원예산 4억원 등 총 4억6000만원을 감액하는 내용만 달라졌다. 결국 3조 4212억원에 달하는 예결위 예산안보다 불과 0.00013%에 해당하는 4억6000만원을 감액하기 위해 ‘예결위 예산안 본회의 수정안 상정’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어온 셈이다.   강성환 예결위원장이 수정안 제안설명이 끝난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의원들의 양심에 기대한다”고 말하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지만 예결위 예산안이 수정안으로 뒤집히는 결과를 막지는 못했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본 의회 내부에서는 향후 수정안 상정 및 의결로 촉발된 의원 간 갈등으로 인해 의회의 정상적인 운영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화와 타협에 실패하고 전체 교육청 예산의 0.00013%에 불과한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수정안으로 표 대결을 벌인 것으로 인해 자칫 대구시의회 의정활동이 감정싸움으로 폄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이와 함께 예결위 예산안을 둘러싼 의원 간 갈등을 의장 등 지도부가 사전에 조정하는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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