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일 대구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에서 발생한 가스흡입사고 합동 조사가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의료, 대기환경, 산업보건 등 분야별 전문가 7명으로 이뤄진 경상여고 가스흡입사고 원인규명 합동조사단은 지난 1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조사 결과와 방재 대책을 발표했다.합동조사단은 그간 소방 등의 초동 조사 결과, 산업단지를 포함한 공업지역 대기 질 모니터링 데이터 대조분석, 현장 조사 등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논의를 했다. 하지만 사고 초동 조사 시 강당 내 시료를 채취하지 못해 원인 물질의 성분, 발생원, 유입경로 등에 대한 확인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인근 공업지역 주변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명확한 원인 물질은 밝혀지지 않았다. 단 합동조사단은 공업지역에서 간헐적으로 배출하는 덩어리 형태의 공기(퍼프·puff)가 강당에 유입됐을 것이라는 추정 요인을 내놨다. 강당 상부에 환기구가 없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탓에 학생들이 일산화탄소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피해 학생들이 병원 진료에서 오심, 두통, 어지럼 등 신경계 증상을 나타냈으며 사고 3~4시간 후 혈중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COHb) 농도가 정상 범위인 1.5%를 대부분 초과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합동조사단 위원인 사공준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피해 학생 50여명이 금속이나 고무, 플라스틱 타는 냄새를 맡았다고 했는데 이는 연소성이라는 특징을 말해준다. 이를 생물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일산화탄소 체내 농도”라며 “학교 과학실의 폐시약 냄새와 일치하는 항목은 없었다. 그래서 일부 조사위원은 연소 가스가 강당에서 퍼프 형태로 스쳐 가듯 지나갔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합동조사단은 사고 당시 학교 주변에 있는 시민들의 피해가 없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요인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추정 요인에도 조사위원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등 사후 조사 한계로 인해 명확한 사고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조사단장인 백성옥 영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미스테리하다 싶을 정도로 원인을 찾기가 힘들었다”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명확한 원인 찾기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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