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일 ‘공천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을 만나 이번 총선에서 대구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달랬지만, TK 의원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과도한 컷오프(공천배제)를 적용하면 민심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해 사실상 집단 반발했다.황 대표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과 비공개로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강효상·곽대훈·김상훈·김성원·박용찬·정태옥·주호영·윤재옥·추경호 등 대구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오찬을 겸한 회동이 끝난 후 “대구 의원들에게 지역 민심을 듣고, 총선에서 대구 역할에 대해 말씀하셨다”며 “대구 경제는 젊은이들이 유출되면서 사상 최악의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활력 넘치는 대구가 되도록 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공천과 관련해서 일부 의원들은 황 대표에게 “인위적인 50% 물갈이 등에 대해 시민들의 강력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일부 의원은 “대구 시민들을 지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공관위원들이 심사숙고해서 얘기해야 하지 않겠냐”고 의견을 냈다. 김 대변인은 “어떤 의원들은 물갈이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고, 황 대표도 이에 공감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합리적인 기준과 객관적인 판단으로 인물 물갈이가 된다면 대구 시민들도 그 정도는 인정하고 우리 보수 우파의 승리를 견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원들이 기준조차 나오지 않은 인위적 컷 오프는 민심 역효과를 볼 수 있어 신중을 기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천에서 50%, 70%를 컷 오프 한다는 얘기가 나오니 대구 시민들이 동요하고 우려하는 상황을 (의원들이) 전달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얘기한 것은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을 지켜달라’는 한 마디로 함축된다”면서 “50%, 70% 계속 얘기하다 보면 명확한 기준없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우려한 것이다”라고 부연했다.이에 황 대표는 공천과 관련해 “공관위원장에게 (공천권을) 위임했지만, 같이 소통하고 있다”며 “의원들과 대구 시민들의 우려를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는 이날 저녁 여의도 한 식당에서 경북 지역 의원들과도 만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강석호·김재원·백승주·김광림·이만희·김정재·최교일·박명재·장석춘·송언석 의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경북지역 의원들은 황 대표에게 “공천 심사 기준은 공평하고 절차는 투명하게, 심사는 공정하게 해달라”고 강력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지금 공관위에서 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컷오프 50%, 70%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경북도민을 무시한 처사일 수 있으니 언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아직까지 공천 기준이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았는데도 권역별 컷오프 비율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는 발언에 대해 “(공관위에서) 자중자애해야 하지 않냐”고 불편한 심기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무감사 결과 하위 20~30%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되거나, 특정 인사가 중앙당으로부터 전략공천을 받는 등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에 대해선 당 차원의 강력한 경고와 함께 경선에서 불이익도 줄 것을 요구했다. 보수통합과 관련해선 “통합은 빠르게 추진돼야 하지만 좀 한국당이 끌려가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좀 더 능동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결론 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황 대표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당무감사 결과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확인해줬으며 다른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확산되는 데 대해선 중앙당 당무감사실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자를 찾아내 경선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황 대표의 총선 출마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