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한 가운데 328운동을 전개 중인 대구 시내는 여전히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오후 대구 중구 지하상가 대현프리몰은 가게들이 내뿜는 환한 불빛만 가득했다. 지난 9일 코로나19 예방 임시휴업을 마친 상인들이 하나둘 영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물건을 고르는 손님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임시휴업이 끝난 후에도 사람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가게를 비워둘 수 없어 문만 열고 있다”고 말했다.클럽과 노래방 등이 밀집한 동성로에도 몇 달 전과 같은 인파는 없었다.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오락실과 노래방은 대부분 ‘임시휴업’ 안내문을 내걸었다.대형서점에는 책을 사러 나온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계산대에서는 1m가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2~3명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매장 내 모든 직원과 고객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매장 입구에도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영업 중인 일부 PC방은 방역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소독약 냄새가 훅 끼칠 정도다.남구의 한 PC방 업주는 “손님이 많지 않아 다닥다닥 붙어 앉는 일도 거의 없다”면서 “다들 컴퓨터를 쓰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직원들도 그렇게 하도록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수성구의 한 PC방 직원은 “전반적으로 손님이 줄어든 편이다”라며 “청소년 손님들도 종종 오는데, 스스로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마스크를 쓰는 등 주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동구 지역 노래방 156곳은 28일까지 모두 휴업한다. 328대구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업주들이 상의해 내린 결정이다.  노래연습장중앙회 대구 동구지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에 발맞춰 휴업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헬스장 등 체육시설도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대구에 4~5개 지점을 운영하는 한 프랜차이즈 트레이닝 센터는 오는 4월5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  문을 여는 헬스장도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입구부터 이용객의 마스크 착용 여부와 발열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수건과 운동복도 제공하지 않는다. 러닝머신 등 운동기구는 간격을 두고 사용하도록 안내한다. 체육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내부 방역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한다. 달서구의 한 헬스장 운영자는 “이미 이달 초까지 3주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휴업했는데, 월세 부담 등이 너무 커 재차 휴업하긴 힘들 것 같다”며 “헬스장이 120평 규모인데 오늘 저녁까지 온 고객이 10여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역 8개 구·군은 정부의 영업중단 행정명령에 따라 PC방, 유흥업소,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 점검을 실시한다. 중구 위생과 관계자는 “오늘 본격적으로 지역 내 클럽, 유흥주점 등 시설 영업중단 권고와 준수사항 안내에 나선다”면서 “아직 문을 닫은 업소가 많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영업을 다시 하려는 곳도 있어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지역 학원가도 학교 개학이 연기된 만큼 아직 휴업을 끝내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다. 대구·경북의 대표 입시학원인 송원학원은 지난 22일까지 휴업하기로 했으나 대구시교육청의 개원 연기 요청 등에 따라 개원을 오는 30일로 재차 연기했다. 한국 학원총연합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직후부터 학원들이 휴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90% 이상이 수업을 쉬고 있다”고 했다. 주말인 지난 22일에는 대구 지역 소규모 개신교회 8곳이 예배를 열어 우려를 낳기도 했다. 12차례 진행한 예배에는 신도 600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대구시 특별점검 결과 코로나19 준수사항 위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는 “총연합회 요청에 따라 지난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교회가 예배 중단에 동참했다”며 “코로나19 예방 준수사항도 모두 지킨 만큼 강행이라는 표현은 과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오는 4월 5일까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큰 종교 시설, 일부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의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방역 주무 부처가 전국의 특정 업종·업소에 대해 한시적 운영 중단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시는 오는 28일까지 외출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자는 내용의 328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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