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한의사와 의사에게 필요에 따라 각각 진료를 받는 것보다 한의사와 의사를 한자리에서 만나 진료받는 것을 3배 이상 더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이윤재 한의사 연구팀은 2017년 9월부터 10월까지 만 35세 이상 75세 미만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척추·관절 질환 치료의 경우 한의사와 의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동시 협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에게 협진 형태로 △한의사·의사가 한자리에 모여 동시에 진료에 참여하는 형태 △한·양방 의료기관 중 한 곳에서만 진료를 받는 형태 △한·양방 치료를 환자의 요구나 의료진의 의뢰에 따라 진행하는 형태 △기타 등 총 4가지를 제시했다.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4.6%(450명)는 척추·관절 질환으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또 응답자들은 성별과 연령, 거주지역 등에 관계없이 한·양방이 동시에 진료하는 협진 시스템을 선호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5명(58%)은 한의사와 의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시 협진을 선호했다.한의와 양의 중 한쪽만 선택해 진료 받는 방식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220명(21.8%)이었다. 한의와 양의 각각의 치료를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받는 의뢰 방식의 협진은 191명(18.9%)이 선호했다. 한·양방 동시 협진을 선호하는 응답자가 일반적인 협진을 선호하는 응답자 보다 약 3배 이상 많은 것이다.환자의 경험 여부는 협진 선호도에 영향을 미쳤다. 한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이용 경험이 없는 사람 보다 동시 협진을 1.73배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협진을 인지하고 있지만 경험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협진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에 비해 동시 협진을 1.82배 더 많이 선호했다. 협진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험이 있는 경우 선호도가 1.98배 더 높았다.자생한방병원은 지난 2017년부터 ‘의사·한의사 한자리 진료’를 운영 중이다. 이 협진 시스템은 한방재활과, 재활과, 영상의학과 등 한·양방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자와 소통하며 치료계획을 세워 진료하는 통합의료 시스템이다.이 시스템은 환자가 치료의 중복을 피할 수 있고,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의사와 의사가 동시에 진료를 함에도 불구하고 진료 건수는 1건만 인정해 진료비가 지급되고 있다.이윤재 한의사는 “이번 논문을 통해 동시 협진에 대한 환자의 요구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면서 “동시 협진이 활성화되기 위해 진료비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 5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