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자체가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놓고 싸움터가 됐다.이건희 미술관이 뭐길래 유치를 놓고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의 검투처럼 잔혹한 싸움만 하고있다.지자체들 간의 경쟁은 말그대로 점입가경이다. 사실상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작품의 가치와 보존, 문화컨텐츠 구축 보다 당장의 치적쌓기에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일선 지자체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와 작은 인연이라도 있으면 이를 내세워 중앙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자체가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공을 들이는 것은 삼성가(家)가 기증한 작품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탓이다.△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등 국·내외 거장들의 근현대미술 작품 1600여점을 비롯,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총 2만3000여점(1만1000여건)에 이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946년 개관 이래 지금까지 기증받은 문화재 5만여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에 삼성가로부터 1400여점의 그림을 기증받았는데 1969년 개관 이래 최대규모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52년간 수집한 작품은 1만여점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이건희 미술관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너무 큰 것도 한몫한다. 생산유발효과 7482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201억원에 달하고 매년 방문객 소비지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1239억원이다.때문에 전국의 지자체는 인정사정 볼것없다는 식으로 유치에 혈안이다.어쨌든 ‘이건희 미술관’ 건립 입지를 놓고 일선 지자체들이 앞다퉈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벌써 20여개 지자체가 유치 의사를 밝혔다.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서울 용산구, 경기 수원·과천·오산·의정부시와 인천, 부산, 대구, 경주시, 진주시·의령군,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등 20여곳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사실상 고(故) 이건희 회장과 연관된 모든 지자체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놓고 대구경북이 똘똘뭉쳤다. 대구시·경북도가 행정통합에 앞서 문화, 경제 등 행정 전반에 걸쳐 상생협력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10일 경북도청에서 만나 대구·경북 상생 발전과 국책사업 유치 공동협력 방안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주낙영 경주시장도 함께 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최근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국책 사업인 ‘(가칭)국립이건희미술관 유치(문화체육관광부 주관)’와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사업(중소벤처기업부 주관)’에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지역이 가진 역량을 모두 동원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서로 윈-윈하자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앞으로의 모든 과정에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지역의 장점을 살려, 이건희미술관은 삼성가의 뿌리가 있는 대구를 중심으로 경북이 참여하고, K-바이오랩허브는 경북의 과학·연구·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대구가 협력해 타 지역과의 유치전에 공동 대응하는데 뜻을 모았다. 두 지역은 실질적인 협력을 위해 이들 두 사업에 공동추진TF(태스크포스)를 만들고 공무원을 파견해 적극 지원한다.(가칭)국립 이건희미술관은 25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돼 ‘이건희 헤리티지센터’를 조성한다는 내용으로 이건희미술관, 미술보존센터, 야외문화공간 등이 조성된다. 대구와 경북은 이날 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에 성공하면 앞으로 고미술품의 중심지인 경주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서로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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