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확산하면서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이다. 대구지역은 현재 1단계지만, 낮 기온 35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도심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시민들은 사회적거리두기 시행과는 상관없이 폭염을 피하기 위해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실내를 찾았다. 코로나19로 야외를 선호하던 얼마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더위를 피하는 방법도 연령층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젊은 세대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이 있는 실내를 선호했고, 노년층은 공원 등지의 야외 그늘을 찾았다.12일 중구 동성로 거리는 하루 전인 주말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한낮임에도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보기 힘들었다.동성로에서 만난 직장인 A(20대·여)씨는 “내리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근처 카페를 찾았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더위에 에어컨만 찾게 된다”면서도 안경 아래 마스크를 연신 끌어올렸다.도심 카페는 평일임에도 더위를 피해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방학 중인 20대가 대부분이었다. 카페 오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창가 자리는 대부분 만석이 됐다. 이들 중에는 아침부터 자리를 맡아두고 한참을 나갔다 다시 들어오는 얌체족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카페에서 일하는 20대 B씨는 “방학이라 그런지 평일에는 과제나 공부를 하러 오는 학생들이 늘었다. 일부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베이커리로 점심을 대신하기도 한다. 날이 너무 더워서인지 대부분 머무는 시간이 긴 편”이라고 말했다.폭염 속에 직장인들도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모습이었다.직장인 C(40대)씨는 건물 앞 정문에서 주문한 도시락을 건네받으며 “창밖으로 이글거리는 도로를 보니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동료들과 도시락을 시켰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먹을 예정이다”고 했다.  반월당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D(50대·여)씨는 “날이 더워지니 인근 회사와 병원에서 도시락 주문이 밀려든다. 아무래도 폭염에 외출을 꺼리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실내를 선호한 젊은 세대들과 달리 고령층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집 근처 공원을 찾았다.이날 중구 경상감영공원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어르신들로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연신 부채질을 하던 E(80대)씨는 “날이 너무 더워 집사람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늘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더니 며칠 전부터는 바람조차 뜨겁다. 올 여름은 또 어떻게 보내야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 쉬었다.내리쬐는 햇빛과 뜨거운 바람 탓에 덴탈마스크를 턱에 간신히 걸친 채 힘겨운 걸음을 떼는 몇몇 어르신들도 보였다.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F(70대)씨는 “평일 공원 일대는 노인들이 많이 찾는다. 바람을 쐴 수 있고 오가는 사람들 구경삼아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따로 돈이 들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 적당해서인 것 같다. 코로나19로 바깥에 있는 게 마음도 편하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날 대구·경북지역 대부분에서는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대구와 경산은 폭염경보가, 울진, 문경, 경주, 포항, 안동, 구미 등 경북 18개 시·군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기온으로 대구 35도, 구미 34도, 안동 33도, 포항 32도, 영주 31도, 봉화 29도 등 평년(26~30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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