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인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나흘 만에 100명을 돌파하자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응·관리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특히 확진 의료진과 종사자 33명 중 17명은 백신을 접종하고도 감염된 ‘돌파감염’으로 확인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 다중이용시설 등이 아닌 대형 종합병원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이 병원 관련 확진자 대부분은 전파력이 매우 강한 델타 변이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으로 확인됐다.델타 변이바이러스가 병원 내에 침투해 연일 40명대의 확진자를 발생시켰지만 병원 측은 속수무책이다.지난해 2월 신천지 대구교회로 촉발된 1차 대유행 당시부터 최근까지 종합병원급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26일 질병관리청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지난 21일 간병인이 최초 확진된 이후 확진자가 근무하는 병동의 환자, 종사자, 보호자 등을 중심으로 22일 8명, 23일 18명, 24일 42명, 25일 41명이 추가 확진돼 26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대구에서만 110명으로 급증했다.나흘 만에 100명을 돌파한 누적 확진자는 모두 병원 내 감염으로 파악됐다.환자가 54명(퇴원 환자 포함)으로 가장 많고, 직원과 종사자 33명, 보호자와 병원 내 시설 이용자 등이 23명이다.특히 확진자 일부는 백신 접종 후 감염되는 ‘돌파감염’으로 밝혀져 백신 무력화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높다.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돌파감염에는 의료진과 종사자 등 17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델타 변이바이러스에 의한 집단감염으로, 해당 병원 첫 확진자가 나온 8층의 3개 병동의 의료진과 종사자, 환자, 보호자 등 300여명이 코호트 격리(동일집단격리)됐다.방역당국은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8층 이외의 병동과 확진자 노출이 되지 않은 병동을 분리해 필요한 경우 입원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감염은 하나의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돼 있는 병원 특성이 집단감염의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실제 첫 확진자인 간병인이 근무한 8층에는 환자와 종사자 등 300여명이 몰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델타 변이바이러스의 경우 비말 외에 공기로도 전파되는 경우도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방역당국은 밀집된 공간 내에서 델타 변이가 공기를 통해 전파됐는지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상급 종합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외래진료를 위해 전날 이 병원을 찾은 김모씨(33)는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지 1년이 넘어 방역시스템을 가장 견고히 해야 할 대학병원에서 어떻게 집단감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어떤 식으로 방역 조치를 했길래 이렇게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느냐”고 했다.시민 이모씨(37)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주로 예정된 외래진료 일정을 연기했다”며 “불안해서 병원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한편 앞서 지난해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당시에도 대구가톨릭병원은 병원 내 확진자 동선 등을 공개하지 않아 보건의료단체로부터 반발을 샀다.당시 이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왔지만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환자 감염 현황과 동선 등을 직원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환자 5명과 직원 5명 등이 연쇄감염됐다.이를 두고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대구가톨릭병원에 코로나19 관리에 대한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가 직접 전문가를 파견해 코로나19 전담병상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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