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11시 대구 달서구 감삼동 골목.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방역완화 첫날 늦은 밤, 노래방과 유흥주점이 꽤 모여있는 이곳은 월요일인 탓인지 대체로 한산했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3~5명이 오가는 모습이 간혹 보일 정도였다. 오랜만의 손님에 반가워하면서도 업주들은 백신접종 여부 확인 등에 곤혹스러워했다.  이곳에서 8년째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유흥업소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업주들이 몰래 영업해 안 좋은 이미지마저 더해졌지만 (우리도) 자영업자들이다. 취식이 금지된 노래방은 시간제한이 없고 유흥업소는 밤 열두시까지만 영업하라는 근거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날 핼러윈으로 떠들썩했던 두류동 젊음의거리에서도 평일의 기운이 느껴졌다.  시간제한은 없어졌지만 백신 패스 의무 적용대상인 노래방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듯했다. 유흥업소에 비해 이용객들의 연령층이 다양한 노래방 업종 특성상 매번 증명서를 요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오늘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그나마 다행이지만 오랜만에 찾은 손님들에게 접종 여부를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 노래방 가려고 PCR 검사를 48시간 안에 받았다는 인정서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근 음식점에서 나온 20, 30대들 일부는 코로나19 이전처럼 노래방을 찾았다. 하지만 업주나 손님 모두 백신 접종 완료 확인을 위해 우왕좌왕하며 혼란스러워했다. 이날부터 일부 고위험시설에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가 도입됐다. 목욕탕·유흥업소·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 등은 접종 완료자와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출입이 허용된다. 1~2주간 계도기간을 거친다. 입대를 앞둔 친구와 함께 온 C(21)씨는 “유전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 백신패스 의무 적용이 된다고해서 친구와 함께 다니던 헬스장도 그만뒀다. 노래방은 코로나19 이후 한 번도 찾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중구 종로 식당가도 대부분 조용한 편이었다. 2~4명 모임이 가장 많았다. 어느덧 시민들도 인원 제한에 익숙해진 느낌이다. 카페에도 드문드문 앉은 손님들 몇몇이 대화를 나눌뿐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과 유치원생 자매를 둔 D(40대·여)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느슨해지면 안 될 것 같다. 아직 어린아이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함께`하려면 모두가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방역수칙을 잘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12시 넘어 문 연 식당들 “그래도 아직은…”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2일 0시 남구 안지랑곱창골목. 밤 12시가 넘어 문을 열어 둔 식당들이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거의 2년여 만의 풍경이다. 전날부터 비수도권은 12명까지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가능해졌다. 안쪽 칸막이를 없애고 단체손님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둔 식당도 보였다. 4인 테이블에는 여전히 비말 차단용 칸막이가 세워져 있었다.   평일이어서인지 음식점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휑한 골목, 한때 곱창 굽는 연기로 가득하던 그곳이 맞는가싶을 정도였다.  가게 밖 의자에 앉은 식당 주인은 앞치마를 두른 채 작은목소리로 호객을 했다. 지나가는 이에게 “먹고 가세요”라는 말 한 마디였다.   10여년째 식당을 한다던 E씨는 “오늘부터 시간 제한은 없어졌지만 아직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10시에서 12시까지 연장됐다해도 이전과 비교하기는 힘들다. 코로나19가 계속되다보니 손님들도 10시가 되면 대부분 자리를 정리한다. 분위기가 코로나19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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