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정책이 시행되면서 우려했던 확진자 ‘폭증’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요양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방역 대책이 현실을 뒤쫓아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전국 각지 요양시설 등 감염병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돌파감염 사례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추세다. 요양시설 관련 집단감염은 모두 돌파감염이다. 확진자들 중 입소자들은 대부분 60~90대 고령으로, 특히 기저질환이 심각한 환자는 확진 뒤 앓다가 숨지기도 한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종사자 1명이 최초 확진된 후 다른 종사자 1명, 입소자 11명이 추가 확진됐다. 전날 확진자는 11명이다. 해당 시설은 방역 소독을 완료했지만 환자들을 전수검사하고 2~3일 간격으로 추적검사도 시행할 예정이다. 제주지역도 요양병원 집단감염이 줄지 않고 있다. 이날 제주의 한 요양병원 관련 8명이 확진됐으며, 이중 6명은 돌파감염이다. 이 요양병원에서는 지난달 26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확진자는 수도권을 다녀온 후 최초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으나 이후 증상이 발현돼 재검사를 통해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선행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요양병원 종사자 및 입소자에 대한 진단검사도 진행됐으나 처음에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며칠후 종사자 중 유증상자가 나오면서 이에 대한 재검사를 통해 추가 확진자가 확인된 것이다. 선행 확진자와 추가 확진자 모두 최초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으나 잠복기를 거쳐 뒤늦게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제주 방역당국은 종사자와 입소자 등 267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다시 진행 중이다. 이 요양병원 내 2차 백신 접종 완료율은 57.1%로 파악됐다. 아울러 요양병원 건물 6개층 가운데 확진자가 나온 1개층은 코호트 격리 조치를 취했다. 대상자는 입소자 41명, 종사자 12명이다. 경남 창원에서도 요양병원 관련 45명이 집단감염됐다. 코호트 격리 중 주기적 검사를 통해 직원 13명, 환자 3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221명이다. 충북 청주 요양원에서는 이날 확진자인 90대 환자가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지난달 21일 확진된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쳐 돌파감염으로 분류됐다. 대구 서구에 있는 요양병원에서도 집단감염이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2명이 격리 중 확진돼 누적 인원이 112명으로 늘었다. 또 북구의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도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국 최다 인구인 경기지역도 요양시설 관련 확진 사례가 끊임 없다. 부천시의 요양원에서 지난달 31일~이달 1일 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1·2차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된 돌파감염으로 조사됐다. 양평군의 요양병원에서도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사이 18명이 확진됐으며 마찬가지로 돌파감염이다. 의정부의 요양원에서는 지난달 24일 입소자 1명이 확진됐고 집단감염으로 이어져 총 24명이 확진됐다. 확진 판정받은 이들은 모두 백신을 접종한 돌파감염이다. 남양주 요양병원에서는 지난달 7일부터 누적 83명이 확진됐다. 이중 8명이 숨졌다. 숨진 확진자들은 90대 3명, 80대 1명, 70대 3명, 60대 1명 등 모두 고령으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해당 요양병원의 경우 60대 중국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숨긴 채 간병인으로 취업해 집단 돌파감염이 일어났다. 이처럼 요양 관련 시설 등에서 돌파감염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백신 접종 6개월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접종률이 상승하면서 급격한 확진자수 증가는 막고 있지만 긴장 완화에 미접종자, 건강 취약계층 돌파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험군의 접종 기간이 오래 지나면서 돌파감염이 늘어나는 것 같다”면서 “접종 추이 등을 보면 전문가들도 11월 중순을 넘어 12월 정도에는 확진자 증가가 예상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감염병 예방 전문가들은 고위험시설 종사자와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을 보다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요양병원·시설 및 정신병원 종사자와 입소자에 대한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4주 앞당겨 신속히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3일 밝혔다. 당초 기본접종 완료 후 6개월 지났을 때 추가접종하는 계획이었지만 5개월로 앞당긴 셈이다. 백신접종센터에 남은 모더나·화이자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우선분을 활용해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은 자체 접종을, 요양시설은 의료진이 찾아가 접종한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요양병원, 시설, 정신병원에서의 집단 발생은 160건, 확진자는 2424명이다. 중대본은 “백신접종센터 등의 mRNA(메신저리보헥산) 백신 보관분을 우선 활용해, 요양·정신병원에서는 자체접종을, 요양시설은 방문접종을 신속히 시행할 것”이라며 “신규 환자와 신규 종사자는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거쳐 입원, 채용할 수 있으며, 종사자는 가급적 접종완료자를 채용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향후 방역당국은 시설 입소자, 면회객 모두 접종완료자에 한해 접촉면회를 허용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음식·음료 섭취는 금지되며 면회객은 사전에 예약을 한 후에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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