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입학 시즌인 2월, 노고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격려로 꽃이 오가던 모습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대구지역 학교 대부분이 비대면 졸업식으로 치러진다. 코로나19가 세대 변화를 더욱 앞당기면서 시즌 특수는 그야말로 옛말이다. 9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동 꽃백화점에는 상인과 형형색색 꽃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30여곳이 넘는 업체가 영업 중이지만, 상인들은 저마다 “손님 보기 어렵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꽃 도매상을 운영하는 A(50대·여)씨는 “지난해도 겨우겨우 버텼는데 올해들어 코로나19가 더 심해지다보니 손님들이 아예 발길을 끊었다. 행사 대부분이 비대면이니 졸업·입학 시즌 특수도 옛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매상인 동네 꽃집에서 수요가 크게 줄어 경매시장 주문 자체도 급감했다. 생화 가격은 오르는데 수요가 없으니 상인들에게는 더 큰 부담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즌이 무색할만큼 동구 불로화훼단지에도 찬바람이 느껴졌다. 관엽 식물 판매가 주업종인 이곳 화훼단지에는 60여곳의 판매장이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중 하나로, 스몰 웨딩이 유행하고 장례식장 조문객도 크게 줄었다. 경기 침체로 개업 등 행사 자체가 줄다보니 꽃 소비는 더욱 감소했다. ‘사람모이는 곳에 꽃도 있는 법’인데 운집이 어려운 시대 특성상 화훼업계는 더욱 직격탄을 맞았다. 당초 장례식장 조문 대신 근조 화환 수요는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화환 보다 개별 송금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 성영락 불로화훼단지 상인회장은 “경기 자체 영향도 있지만 코로나19가 너무 심하다보니 (상황이) 이제껏 중 제일 안 좋은 것 같다. 경기가 안좋아 행사용 꽃 배달이 크게 줄었고, 조문객 자체가 별로 없다보니 근조 화환 주문이 한 달 평균 4분의1에 그칠 정도”라고 말했다. 인테리어용 플랜트류는 기존 소비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대구시는 지역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2년 만에 꽃박람회를 열었다. 다육식물과 공기정화식물 등 집콕이 대세였던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반려식물’도 대거 선보였다. 시민들로부터 모처럼 활기를 느꼈다는 등 호응도 얻었다. 손영기 대구시 친환경농업팀장은 “화훼 농가 시설비, 박람회 등 각종 행사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꽃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4월 동대구역 광장 꽃탑 설치에 이어 2·28민주운동기념공원 사랑의 꽃바구니 행사, 6월 꽃박람회 기간 중 ‘코리아컵 플라워 디자인 경기대회’ 등을 기획 중이다”며 “당장의 소비 활성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지만, 향후 위드 코로나에 맞춘 활성화 방안도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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