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일 울진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만나 위로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통해 신속 복구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대피해 있는 주민들을 직접 위로했다. 이곳 대피소엔 70개에 가까운 재난구호텐트가 설치돼 있다. 이날 방문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유연상 경호처장, 박경미 대변인,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등이 동행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동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진으로 동행하지 못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을 만나 “대통령이 직접 오면 일 수습도 빨라지고 복구도 빨라지고 어르신들 위로가 될까 싶어서 왔다”며 위로를 건넸다. 이어 “한 20년 정도 내에서는 제일 큰 규모의 화재라고 하는데 워낙 광활한 데다 바람이 세서 순식간에 번졌다”며 “그래도 그런 와중에 한 분도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뭐 삶의 터전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렸으니까, 상실감이라든지 이런 것이 워낙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 같다”며 “주택도 빨리 복구하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부가 나서서 바로 도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서 국가가 직접 나서서 복구하는 것”이라며 “제가 아침에 출발하면서 울진, 삼척을 재난지역 선포를 재가하고 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나머지 지역(강원 강릉, 동해)도 대상이 되는대로 지정할 것”이라며 “거기(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있는 제도를 총동원해서, 불편한 기간을 최소화해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현장에 심리 지원을 나온 경찰관에게 “어르신들은 어떠시냐”고 물으면서, 이재민들의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황망한 상황이니, 물질적 피해는 물질적 피해대로 어쩔 수 없더라도, 정신적 피해 부분을 지원해달라”며 “2019년 강원 산불의 경험이 있으니 그때 경험을 살려 그때보다 더 잘 대응하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의료진과 만나선 “원래 복용하던 약들을 놔두고 오셨을 테니 처방과 복용을 도와드려야겠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끝까지 돌봐달라”고 당부했다. 또 휴대전화 무료 충전을 지원하는 통신사 직원과 재해구호협회 직원 등에게 “이웃이 어려울 때마다 도와주시니 감사하다”고 격려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 대피소에 이어 울진 신화2리 화재 현장을 점검했다. 신화2리는 이번 불로 27개 가구 가운데 19가구가 모두 전소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문 대통령은 최병암 산림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50년만의 가뭄에, 강풍 때문에 불이 진전된 속도가 빨라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 없이 잘 막아준 것에 대해서 우선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일단은 민가지역에 피해없도록 전력을 다해달라”며 “오늘 날 밝을 동안에 주불은 좀 잡고 밤동안 잔불 정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 산림, 군, 지자체 인력들이 다 참여하고 있는데 혹시 필요하다면 군이나 지자체나 인근 지역 인력이나 장비들이 동원될 수 있도록 행안부 장관에게 요청해달라”고 했다. 또 “헬기도 전국에 워낙 여러군데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어서 다 동원하기 어려울 텐데, 여유가 좀 생기는데로 추가로 좀 더 하고 해서 최대한 집결을 해달라”며 “필요한 지원이 있으면 정부로서는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의 거처와 관련해선, “우선 시간이 걸리니까 임시주택이라도 근처에 마련해서 자기가 하던 생업에 종사하면서 임시로 좀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만약에 다시 복구를 한다면 주택만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방화벽 같은 것을 친다든지, 아니면 보다 안전한 지역으로 마을을 좀 내려오도록 이전을 한다든지 그런 부분도 신경써주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가슴이 무너진다. 집도 보니까 불타서 무너진 정도가 아니라 거의 뭐 녹아내린 수준”이라며, 인명피해 없이 대피에 노력한 마을 이장에게 “수고 많으셨다”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울진에 이어 오후엔 한국가스공사 삼척 생산기지본부로 이동해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의 방호 대책 등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대비를 잘하고 있더라도 LNG시설이나 원전 등은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가 예측할 수 없이 큰 만큼, 만에 하나의 가능성까지 감안해서 산불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철저하게 방어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불은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께 울진군 북면의 한 야산에서 시작해 강풍을 타고 동해안을 따라 강원 삼척, 동해까지 번졌다. 6일 오전 11시 기준 1만4222㏊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을 포함한 시설물 463개소가 소실됐으며,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주민도 4664세대 7374명에 이른다. 전날 강원 강릉 옥계면에서 86세 여성이 대피 도중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산불과 사망 사이 연관성이 아직 알려지지 않아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국은 현재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우려했던 울진 한울원전과 강원 삼척 호산리 LNG 생산기지는 현재 시설 피해가 없는 상태다. 해군 1함대 탄약고에서도 함대와 소방대가 화마 방어선을 구축해 안정적으로 불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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