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9일 오전 6시부터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보인 것처럼 본투표에서도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투표율은 11.7%로 제19대 대선 때 같은 시각 투표율보다 2.4%포인트 낮다. 무태조야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대구시 북구 서변동 성북초등학교에서는 투표개시 시각인 오전 6시에 이미 시민들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투표 시작 전부터 시민들을 줄을 서 이른 새벽임에도 뜨거운 투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신분증을 들고 잠에서 아직 덜 깬 듯 눈을 비비며 기다리던 시민들은 투표 관리관의 개시 선언에 차례로 하나둘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선거인명부 확인 후 순서대로 투표용지를 건네받은 유권자들은 기표소로 향했다. 시민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대통령을 자신의 손으로 뽑는다는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서모(34)씨는 “원래 투표하려던 후보가 중도 사퇴해 버렸다. 본인의 지지자를 등지고 단일화를 가장한 후보자 사퇴하는 바람에 누구를 찍어야 할지 상당히 고민스러웠다”며 “하지만 나머지 후보자는 성에 안 찬다”고 말했다. 투표소를 찾은 30대 김모씨는 “참으로 투표할 사람이 없다”며 “차선책을 뽑았다. 새 대통령은 공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9시 범어1동 제2투표소인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 체육관. 유권자들은 새로운 대통령을 정하는 선거에 투표하기 위해 기표장으로 속속 입장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 젊은 부부, 백발에 중절모를 눌러 쓴 70대 노인, 함께 온 모녀, 20대 대학생 아들과 함께 온 50대 어머니까지 시민들의 발걸음은 계속됐다.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기표소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도장을 찍었다. 투표 후 일부 시민들은 ‘미끄러워서 기표하기 힘들었다’며 참관인과 투표사무원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곳의 투표 참관인 A씨는 “많은 분이 기표 시 비닐장갑 착용 때문에 ‘미끄럽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가셨다. 제가 해봐도 미끄럽더라”며 “아침에 긴 줄은 없었지만, 꾸준히 계속 오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온 이병수(65)씨는 “찍을 사람은 없는데, 차선책으로 찍었다”며 “(새 대통령은) 공정했으면 좋겠다. 범죄 안 하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내는 “공약, 맨날 똑같은 공약만 해서 실망했다. 후보들이 대통령 되면 달랐다”며 “뻔히 가능하지도 않을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국민을 너무 우습게 안다. 그거 뻔히 거짓말인 줄 아는데, 계속 그 소리 하는 게 크다”고 지적했다. 투포를 마친 박모(73)씨는 “(20대 대통령은) 정직한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며 “거짓말하는 사람은 대통령 되면 안 된다”고 했다. 딸과 함께 온 오모(81·여)씨는 “국민 통합을 이루고 나라 안전하게 해달라”며 “국민들 좀 잘살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는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할 수 있다. 투표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 붙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나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내 투표소 찾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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