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TK(대구·경북)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선거 역시 국민의힘 쏠림 현상이 심하다. 특히 3·9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인재 확보에 실패하면서 ‘역대급 노잼(No+재미) 선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그나마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빚어진 잇따른 파열음으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후보들이 곳곳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울어진 선거판…역대급 노잼 대구·경북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현황을 보면 대구의 무투표 당선 지역은 기초단체 2곳과 광역의원 선거구 20곳, 경북은 기초단체 1곳과 광역의원 선거구 17곳 등 모두 40곳에 달한다. 대구시의원의 3분의 2, 경북도의원의 3분의 1이 무혈입성하게 된데는 민주당이 TK지역에 기초단체장 후보 14명(대구 4명, 경북 10명), 광역의원 후보 18명(대구 4명, 경북 15명)만 공천한 것이 주원인이다. TK 광역단체장 선거 역시 ‘기울어진 선거판’이다. 민주당 서재헌, 국민의힘 홍준표, 정의당 한민정,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가 나선 대구시장 선거는 ‘홍준표’ 대 ‘反洪(반홍준표)’ 구도다. 인지도와 정치적 영향력 면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홍 후보에 맞서 민주·진보 진영의 후보들은 표보다 ‘메시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경북도지사 선거 역시 재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에 맞서 민주당이 인물난 끝에 가까스로 임미애 후보를 전략 공천해 맞대결을 성사시켰다. ▣무소속 후보, 대구 3곳·경북 9곳 지자체장 도전 무소속 후보가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한 지역은 대구 3곳(서구·북구·달성군), 경북 9곳(영천·문경·경산·군위·의성·청도·고령·성주·울릉)이다. 3선 무투표 당선을 목전에 뒀던 류한국 대구 서구청장과 배광식 북구청장은 복병을 만난 셈이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류 후보에 맞서는 서중현 후보는 2008년 서구청장 재보궐 선거에 이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다. 경선을 통해 북구청장 후보로 결정된 배 후보 역시 9번이나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대구시의원 출신의 구본항 후보를 만났다. 무소속 후보끼리 단일화 경선을 통해 선출된 전재경 대구 달성군수 후보는 국민의힘 최재훈 후보에 맞서 결과가 주목된다. 경북에서는 현직 단체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이 군위·의성·영천 등 3곳이다. 군위와 의성은 모두 현직 단체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 과정에 불만을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로 선회해 당의 선택을 받은 김진열 후보, 이영훈 후보와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영천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최기문 후보는 집권 여당의 조직력을 앞세운 국민의힘 박영환 후보와 자웅을 겨룬다. 이밖에 신현국 문경시장 후보, 조현일 경산시장 후보, 김하수 청도군수 후보, 이남철 고령군수 후보, 이병환 성주군수 후보, 정성환 울릉군수 후보도 공천에서 배제된 후 탈당한 채홍호, 박권현, 임욱강·박정현, 전화식, 남한권 무소속 후보와 경합한다. ▣‘리턴 매치’ 관심 전·현 기초단체장이 벌이는 리턴매치도 관심을 끈다. 특히 대구 서구청장 3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류한국 후보는 세번 연속 서중현 후보를 상대한다. 서 후보는 6회 지방선거 때 무소속, 7회 때 바른미래당으로 출마해 낙선했으며, 올해는 무소속으로 나선다. 그는 지금까지 총선 8차례 등 17번이나 공직 선거에 출마해 전국 최다 출마 기록을 갖고 있다. 경북에서는 청송과 성주에서 리턴매치가 치러진다. 청송군수 선거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윤경희 현 군수와 무소속 배대윤 후보간 리턴매치가 16년 만에 성사됐다. 윤 후보와 배 후보는 16년 전인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맞닥뜨려 윤 후보가 승리했다. 두 후보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군수직을 상실한 흑역사를 갖고 있다. 성주에서는 국민의힘 이병환 후보와 무소속 전화식 후보가 4년 만에 재대결을 벌인다. 이 후보는 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무소속이던 전 후보와 맞대결을 벌여 40.83%대 38.35%의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당시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등 4파전으로 치러졌지만 이번에는 양자 대결이 성사돼 승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힘 못쓰는 민주당…TK 지자체장 후보 14명 공천 3·9 대선에서 정권 연장에 실패한 민주당은 TK에서 출마 후보도 제대로 찾지 못할 정도로 힘을 잃었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을 합쳐 기초단체장 후보 14명, 지역구 광역의원 후보 18명을 공천하는데 그치는 등 TK에서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1야당의 부진으로 국민의힘은 ‘무투표 당선’ 40곳을 달성하는 사상 유례 없는 성과를 거뒀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8곳의 구청장·군수 중 4곳에만 후보를 내는데 그쳤으며, 시의원 지역구 29곳에는 4명의 후보만 간신히 공천했다. 경북에서는 23개 시·군 단체장 중 10곳에 후보를 냈고, 도의원 지역구 55곳에는 후보가 14명 뿐이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TK이지만 돌풍을 일으킨 2018년과 크게 비교된다. 민주당은 지난 7대 지방선거 때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구 8곳 중 7곳, 경북은 23개 시·군 중 16곳에 후보를 냈다. 당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임대윤·오중기 후보가 각각 34.32%와 39.75%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선전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장세용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에서 민주당 깃발을 꽂았으며,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대구 광역의원 4명과 기초의원 45명, 경북 광역의원 7명과 기초의원 38명을 배출하며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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