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천동의 ‘금강산 표암봉 일원’이 17일자로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된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 곳은 지난 4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 이후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다음 최근 확정 심의절차에서 지정이 결정됐다. 경주 금강산은 신라 왕경오악(王京五岳. 왕경의 중앙과 사방을 둘러싼 신성한 산으로 동악은 토함산, 서악은 선도산, 남악은 남산, 중악은 낭산, 북악은 금강산)의 북악(北岳)이자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던 사령지(四靈地. 신라의 중대한 일이 있을 때 모여 회의하던 장소로 동쪽의 청송산, 남쪽의 우지산, 서쪽의 피전, 북쪽의 금강산이 있다) 가운데 하나다. 특히, 신라건국과 국가 형성단계에서의 신성한 공간인 동시에 신라 불교의 성지이기도 하며 신라 왕경인의 사후 안식처이자 의례 공간으로도 이용됐다. 6촌장이 만장일치로 박혁거세를 신라왕으로 추대한 신라 건국의 산실인 표암 유적을 비롯해 신라 불교 공인의 계기가 된 이차돈 순교와 관련된 백률사와 이차돈 순교비 등이 자리잡고 있다. 또 주변의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 마애삼존불좌상 등 신라사 및 불교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화재도 많이 분포하고 있다. 경주 탈해왕릉을 비롯해 굴식 돌방무덤의 동천동 고분군은 왕경의 매장공간이 도심 중심에서 주변 산지구릉으로 이동하는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은 신라의 정치·종교·의례와 관련한 중요한 문화유산이 밀집한 지역으로 신라형성의 터전인 신성한 역사적 공간성과 신라불교 성지로의 상징성, 신라 의례의 장소성 등 신라사의 중요한 전환기 모습이 잘 드러나는 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북도는 올해 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문화재청·경주시와 함께 심층 학술조사와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해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주 낭산과 경주 남산 일원에 이어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이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되면서 신라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며 “신라왕경 전체를 디지털 기술로 복원하는 등 문화유산 디지털 대전환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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