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2년이 되는 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긴 이별을 한 날이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던졌다. 6·25 전쟁은 해방을 맞자마자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가져온 20세기 최대의 역사적 사건이다. 세계사적으로도 20세기 가장 끔찍한 전쟁 중 하나로 평가된다.  6·25 전쟁 시 남·북한을 합친 인명 손상은 520만명이 넘는다.  2020년 한국의 총 사망자 수가 30만 명을 조금 넘는 것을 고려하면 당시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수많은 전쟁고아도 발생했다.  그들은 서울이 함락된 후 피난길에서, 낙동강전선의 이곳저곳에서, 중공군의 개입으로 빚어진 1·4후퇴길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부지기수로 생겨났다. 그 숫자가 공식 통계로 잡힌 것만 해도 무려 10만명에 달했다. ▣경북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구국의 현장 경북은 최대의 전쟁터였다. 가장 치열햇던 전쟁은 낙동강방어선전투다. 1950년 8월 낙동강방어선 일대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방어한 전투로 북한군의 공격에 대한 최후의 낙동강 방어선 중 하나다. 칠곡에서 55일간의 낙동간 방어선 전투에서 승리했다. 낙동강 방어선 전투는 전쟁을 초기에 종결, 남한 점령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전병력을 집중시켰던 북한군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그 결과 아군의 인천상륙작전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상주의 화령장전투도 유명하다. 1950년 7월 상주시 화서면 화령장 일대에서 국군 제17연대와 제 1사단이 북한군 제15사단과 벌인 전투다. 전투 끝에 북한군 제15사단은 2개 연대가 괴멸되는 참패를 당했다.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중심으로 방어체계를 정비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전투다. 영천전투는 1950년 9월 대구 및 경주로 진출하려던 북한군 제15사단을 9일간의 공방전을 통해 격퇴하고 영천을 확보,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전투다. 학도의용군도 잊어서는 안된다. 학도의용군의 시작은 서울시내 각급 학교의 학도호국단 간부 학생 200여명이 수원에 모여 ‘비상학도대’를 조직하면서 시작됐다. 때문에 72년전 오늘은 우리 모두가 가슴속 깊이 기역해야 하고 조국을 지켜준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되는 날이다. ▣지켜낸 자유 자켜낼 평화 6·25 전쟁 72주년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행사다. 윤석열 대통령도 6·25 전쟁 72주년을 맞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는 굴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힘으로 지키는 것”이라며 “저와 정부는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국군 및 유엔 참전용사들께서 흘린 피와 땀을 기억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은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이룩한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제대로 대우하는 나라, 국제사회에서 자유 수호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전쟁 72주년 행사에 참석, ”대한민국은 호국 영웅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 참전 유공자와 그 가족이 더 건강하고 명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으로 온 마음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안보 태세를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與, “강력한 국방과 안보 중요” 한목소리 6·25 전쟁 발발 72주년인 25일 국민의힘은 핵무장을 강화하려는 북한에 대항해 튼튼한 국방과 굳건한 안보만이 국가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 명의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했고 수차례 평화를 외쳤지만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며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은 북한이 핵무장 능력을 강화해 왔다는 것뿐이다. 대북정책은 이 엄연한 사실 위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대북 굴종적 안보 정책을 바로잡고 강력한 동맹관계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것”이라며 “평화는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다. 오직 자강과 동맹만이 우리의 평화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력만이 국가를 지키는 힘은 아니다”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진정으로 기억하고 예우할 때 안보는 완성된다”고 했다.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평화는 말로써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북한은 여전히 ‘핵 무기’ 개발 등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튼튼한 국방력과 굳건한 안보만이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과학기술 강군으로 안보를 더욱 굳건히 만들어 나가겠다”며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자신의 SNS 등을 통해 6·25 전쟁에서의 희생을 기억하며 자유와 평화 수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은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것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 나라, 내 겨레,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을 기리고,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한 저의 의지도 다시금 되새겨 본다”고 밝혔다.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최재형 의원은 이날 부산 대한해협해전 전승 행사 참석을 알리며 “산과 바다와 하늘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신 모든 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며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대한해협해전은 우리나라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이 1950년 6월26일 북한 무장 병력을 태운 함선을 부산 앞바다에서 격퇴한 전투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은 “자유를 누리는 자는 그것을 전하고 수호할 의무가 있다”며 “북녘땅 우리 동포에게도 우리와 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6·25 정신을 진정으로 계승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 6·25전쟁 72주년 행사 대구시는 호국영령과 참전용사의 희생과 용기를 기리는 추념 행사를 수성구 그랜드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가졌다.  행사에 각 기관·단체장과 참전용사, 보훈단체,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격려·기념사, 6·25노래 제창, 위로공연 등 순으로 진행했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장상수 대구시의장에게 대구시 호국단체협의회가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대구 각 구·군청들도 지난 24, 25일 이틀간 6·25참전유공자회 지역지회와 함께 각기 다른 장소에서 72주년 행사를 가졌다.  동구는 지난 25일 오전 아양아트센터에서 열린 기념식에 앞서 망우당공원 내 6·25·베트남참전기념비를 찾아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기념식에서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일념으로 헌신하고 희생하셨다”며 “애국의 시작은 보훈. 참전유공자와 유족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최고의 호국보훈도시가 될 수 있도록 대구시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여전히 침략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올해 초부터 미사일 발사 실험을 끊임없이 행하고 있고 7차 핵실험도 임박하고 있다고 경고한다”면서 “러시아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듯 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전쟁의 비극과 교훈을 되새기면서 안보의 중요성을 자각해 대구 공동체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전쟁 당시의 음식을 재현하는 시식회도 잇따랐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시락 형태로 제공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시식 형태로 돌아갔다. 한국자유총연맹 대구시지부 각 구·군지회는 24,25일에 걸쳐 구청 광장을 비롯해 각 장소에서 전쟁 당시의 주먹밥과 보리개떡, 삶은 감자 등을 현장에서 바로 시식해 볼 수 있는 행사를 열었다. ▣경북도, ‘지켜낸 자유, 지켜갈 평화’ 같은날 경북도도 의성문화회관에서  6·25전쟁 제72주년 행사를 가졌다.  이날 참전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전쟁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 평화의 소중함과 안보의식을 되새겼다.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지사, 임종식 경북교육감, 김희국 국회의원, 김주수 의성군수, 배광우 의성군의회 의장, 방성대 3사관학교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과 6.25참전유공자, 보훈단체, 군인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지켜낸 자유, 지켜갈 평화’라는 주제로 기념공연, 보훈콘텐츠 영상 상영, 호국보훈의 달 유공자 표창, 호국노래(전우야 잘자라) 합창, 6․25노래 제창, 회고사, 만세삼창 등 순으로 진행됐다. 덤 행사로 대한민국상이군경회 경북지부에서 6.25전쟁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전을 개최해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함께 느끼는 시간도 가졌다.  한국자유총연맹 의성군지회에서 체험음식 나누기 행사를 준비해 평화의 소중함과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기념사에서 “경북은 6·25전쟁 최후의 방어선인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구국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일제 강점기에는 전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항일운동을 전개한 고장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국제정세 혼란으로 민생경제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날 우리 선조들처럼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선엽장군 서거 2주기 추모행사 고(故) 백선엽 장군(1920~2020년)의 서거 2주기를 맞은 추모행사가 지난 25일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렸다. 공교롭게도 최고위원 추천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25일 한 행사에서 마주쳤다. 이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칠곡군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내빈석에 자리한 두 사람은 가볍게 악수를 나눈 다음 이철우 경북지사를 사이에 두고 한 칸 떨어져 앉았다.  내빈 소개 시간에 서로 손뼉을 쳐주긴 했지만 이후 식순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행사는 국가원로회의와 백선엽장군 추모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백선엽장군 2주기 추모위원회 대구경북본부가 주관했다. 행사에는 이상훈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 권영해 공동의장, 홍재철 공동의장, 송영근 백선엽장군 추모위원회 공동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임종식 경북교육감, 강은희 대구교육감, 정희용·안철수·이인선 국회의원 등 대구·경북기관장들과 6.25참전유공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잊지 말자 6.25, 지키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헌화·분향, 추도사, 추모사, 장군 추모영상 상영, 추모공연, 호국노래 제창, 결의문 낭독, 만세삼창 등 순으로 진행됐다. 백선엽 장군은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면서 북한의 침략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다부동 전투’의 주역이다. 그의 전쟁 당시 “내가 앞장서서 싸우겠다. 만약 내가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쏴라”며 도망치는 장병들을 막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성용·박재성·박노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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