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가 아시아에 전기차 생산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교통인프라와 접근성, 풍부한 자원, 원만한 노사관계 등을 강조하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핵관’ 등 윤석열 정권 실력자까지 나서 자신의 지역구에 테슬라 로고를 찍겠다고 나서는 등 유치전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테슬라 유치전, 尹-머스크 ‘화상면담’으로 촉발 전국의 때 아닌 테슬라 유치전 ‘광풍’은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화상면담 이후 급진전 됐다. 이날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아시아 지역에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청취했다.  당시 면담에서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과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도 머스크 CEO애게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 산업생태계와 투자 여건을 설명하고 한국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 전기차 기술의 핵심인 모터와 배터리 팩, 에너지 저장 제품을 생산하고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현재 미국 네바다와 독일 베를린,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에서 가동 중으로 한국이 기가팩토리를 유치하면 `아시아 2공장`이 되는 셈이다. ▣“우리가 최적지” 강릉·대구·포항·고양 등 도전장 이처럼 일론 머스크 CEO가 한국을 기가팩토리 아시아 2공장의 주요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지자체들이 ‘테슬라 유치전’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내 대표 산업도시인 포항시도 유치전에 참전했다.  포항은 물류 이동에 적합한 항만을 끼고 있고 배터리 재활용 기업 집적단지 조성, 국내 대표 ‘철강도시’답게 포항제철을 통한 강판 수급이 용이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구시 역시 테슬라 유치를 통해 쇠퇴한 지역 산업을 일으키고 미래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대구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업이 입주해 있는 등 관련 업종의 생태계를 갖춘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제1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 추가확장지 혹은 제2국가산단터 등 이미 입지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도시이자 해안관광 도시인 강릉시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강릉시는 인접 무역항과 산단 후보지 등을 ‘테슬라’를 위해 다 내어주겠다고 천명하는 등 어느 곳보다 유치에 열성이다. 강릉시는 예상부지로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추진 중인 구정면 금광리 일대를 고려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동해고속도로 남강릉IC와 인접한 곳으로, KTX강릉선이 지나는 동해안 물류교통의 요충지로 꼽힌다. 강릉시는 이 같은 물류·교통 인프라를 갖춘 해당 부지에 신축 부지를 제공하고 인접 무역항인 옥계항을 ‘테슬라 전용항’으로까지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경기 고양시는 수도권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교통·항만·우수 인력수급 등 여건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고양경제자유구역에 기가팩토리를 유치하고 관련 협력회사들은 경기북부에 유치하면 경기 북부 규제해소와 오랜 숙제인 경기도 균형발전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부품기업이 전국 30% 몰려있고 부산신항과 가덕도신공항 등이 인접한 경남, 국내 최초 완성차 공장 2곳을 보유하고 있는 광주, 목포신항만 입지를 강조하는 전남, 국내 자동차 성지 울산, 국내 최대 항만물류도시인 부산과 인천 등이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윤핵관·원팀·강성노조’ 테슬라 유치전에 등장한 정치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전이 본격화되면서 정권 실세 등 유력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테슬라 로고’를 찍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원조 윤핵관’ 권성동 국회의원이다. 강릉이 고향이자 지역구로 둔 권 의원은 테슬라 유치전 이후 잇따라 강릉 유치에 힘을 싣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권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제6간담회의장에서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전략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테슬라 유치에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곳은 강릉”이라면서 “산업부에서 선정한 후보 지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 실세’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은 윤석열 대통령의 외가이기도 하다. 민선8기 김홍규 강릉시장 역시 윤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김진태 강원도지사까지 ‘여당 원팀’을 강조하면서 테슬라 강릉유치를 위해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테슬라 유치전에는 ‘친윤’(친 윤석열)과 ‘비윤’(비 윤석열)이 따로 없다. 유치전에 뛰어든 포항의 경우 친윤계인 김정재(포항북) 의원과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이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오는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전기차 산업을 주로 다룰 ‘대한민국 2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포럼’을 함께 개최하는 등 ‘원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차기 주자로 분류되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테슬라’를 자신의 정치철학을 강조하는 데 활용하는 모양새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대구·경북 유치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강성 노조를 언급하며 노동계를 비판했다. 홍 시장은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저렇게 툭하면 파업하면 테슬라는 안온다”며 “GM이 (한국에서)성공을 못했고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재벌은 도망가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성노조가 산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외투 기업들이 들어오려면 금속노조 같은 데는 안 들어올 것”이라며 “투자 결정하는 것 자체가 위험성이 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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