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 ‘화공 굿모닝 특강’이 지난달 200회를 넘기며 경북 발전의 한 축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요일에 공부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화공 굿모닝 특강(이하 ‘화공’)’은 민선7기 이철우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2018년 11월부터 시작한 도청 공무원들의 공부 모임으로 매주 화요일 새벽에 열린다. 지난해 마지막 화요일이었던 12월 27일 200회를 넘기고 3일 201회를 맞았다. 화공을 시작하게 된 데에 대해 이철우 지사는 “2018년 민선7기 도지사로 취임해보니 인구 감소,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경북의 현실을 보고 위기감을 느꼈다. 공무원부터 변해야 경북이 살고 변하려면 공부해야 한다고 해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무원들 사이에는 ‘몇 개월 하다 그만두겠지’라는 의견이 팽배했지만, 이 지사가 빠짐없이 참석하고 강사들에게 적극 질문하는 모습을 보이자 정례화 된 공부모임으로 인식됐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코로나19 발생으로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간 특강을 개최할 수 없게 되면서 특강을 중단해야 한다는 건의도 있었지만 이 지사는 “전쟁이 나도 공부는 했다”며 특강을 재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연장에 참석할 수 없는 직원, 유관기관 직원, 도민을 위해 청내 방송과 경북도 유튜브 채널인 ‘보이소 TV’로 생중계도 했다. 지금까지 대학 총장, 연구기관장, 기업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200명의 석학과 거장이 강사로 초빙됐다. 대학 총장으로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 이광형 KAIST 총장, 김무환 포항공대 총장 등이, 연구기관장으로는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기업 대표로는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신동우 나노 회장 등이 강연을 했다. 윤석열 정부의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주호 교육부장관도 화공에 다녀갔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비서실장으로 내정되기 전날인 지난해 4월 12일 단국대 교수 신분으로 특강을 펼쳤는데 이때 윤석열 대통령도 화공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특강 전날 이철우 지사는 김대기 교수와 저녁 식사를 하려다가 당시 당선인 신분으로 경북을 순회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급히 저녁 식사 약속을 잡게 됐다. 화공 강사로 온 김대기 교수와의 선약을 취소한 것을 알게 된 윤 대통령은 ‘화공’이 무엇인지 물었고 이 지사는 ‘화요일에 공부하는 경북도청 공부 모임’이라 말하며 100회까지의 내용을 담은 강연집 ‘새벽에 공부하는 공무원들’을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꼭 읽어보고 공부하겠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강사들 가운데는 외국인도 있었다. 요안나 도너바르트 주한네덜란드 대사는 농업선진국인 네덜란드의 미래 농업을 소개했고 신라 전문가인 일본의 오카야마 젠이치로 전 텐리대 교수는 과거 신라와 일본의 관계를 통해 한일 관계를 전망해보는 강의를 했다. 가장 나이가 많았던 강사는 지난해 11월 강의를 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로 103세(1920년생)였고, 가장 나이가 적었던 강사는 지난해 4월 강의를 한 정준선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31세(1992년생)였다. 화공은 4차 산업혁명, 일자리·경제, 문화·관광, 최신 트렌드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다뤘다. 통합신공항, 메타버스,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양자기술, 반도체, 2차전지, 원자력, 그래핀, 헴프산업, 바이오헬스, 푸드테크, 스마트팜,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등 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거나 선점이 필요한 최첨단 산업과 관련된 강의가 주를 이뤘다. 특히 경북도가 메타버스 정책에서 가장 앞서갈 수 있게 된 데에는 화공의 역할이 컸다. ‘메타버스’ 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던 지난해 6월 ‘현실과 가상의 결합, 메타버스 혁명’이라는 주제로 특강이 열렸다. 이철우 지사는 도정에 메타버스 기술의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도는 그 해 10월 ‘메타버스 도입·확산 추진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첫 번째 화공부터 3회에 걸쳐 메타버스를 주제로 연이어 특강을 열었다. 또 ‘메타버스 수도 경북’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전국 최초로 메타버스 전담조직인 메타버스정책관실을 신설했으며 올해는 ‘메타버스과학국’으로 조직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청사 1층에 ‘메타버스 XR 체험존’을 개관하는 등 특강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북도는 화공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지 확정, 당초 목표 20조원을 초과한 32조원의 투자유치, 전국 최다의 특구 지정,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업종 유치, 중부선 철도 문경~상주~김천 간 미 연결 구간 건설 사업이 3년 6개월 만의 예타 통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신한울 1호기 본격 가동, 2년 연속 청렴도 전국 최고 등급 등 성과의 밑받침이 된 것으로 믿고 있다. 3일 아침 올해의 첫 강연자로는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초빙돼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의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경북도는 계묘년을 ‘경북이 대한민국의 지방시대 길을 여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이번 화공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00회까지의 화공이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세우기 위한 공부 모임이었다면, 201회부터는 경북이 지방시대를 주도하고,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정책과제 발굴과 토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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