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의 시도교육감들이 해직교사들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진보 성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조 교육감은 오는 27일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조 교육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쓴 사람은 시민단체, 시도교육감, 학부모 등 최소 1만338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사정을 잘 아는 한 교육계 인사는 “변호사를 통해 탄원서를 접수한 사람만 그 정도 규모며 직접 법원에 탄원서를 낸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역임한 강은희 대구교육감도 탄원서를 작성했다. 임 교육감은 지난 3일 탄원서에서 “(조 교육감과) 지향하는 바가 온전히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동료 교육감으로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함께 논의하며 미래교육을 열어가고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교육감은 법적으로 주어진 절차에 따라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며 “동료 교육감으로서 그 절차를 살펴봤을 때 이견을 갖기가 어렵다”고 적었다. 그는 “공적민원이 당도해 법률 검토를 진행했고,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공개경쟁 전형을 진행했다는 진술은 마땅히 그럴 법해 보인다”며 “사회학자로 평생을 산 그가 공적 민원을 가만히 두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 짐작 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임 교육감은 “공적 민원을 받아 기회의 장을 열기 위한 적극적 노력은, 교육행정가들이 행해야 할 적극행정의 일환”이라며 “적극행정에 대한 논란에 대해선 관대한 판결이 필요하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강 교육감도 지난 4일 제출한 별도 탄원서에서 “우리 교육 현장은 미래교육 체제로의 전환, 학령인구 감소 대응, 고교학점제 안착, 유보통합 등 해결해야 할 교육 난제들이 수 없이 존재하고 있다”며 “서울교육 수장인 교육감의 부재는 교육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이는 곧 학생들에게 불이익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공회대 사회학자 출신으로 대표적 진보 교육감인 조 교육감은 시도교육감의 대표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 회장, 그에 따른 당연직으로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확정 받은 뒤 퇴직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 등 5명을 지난 2018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해 인사담당자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후 처음 입건한 ‘공제 1호’ 사건이기도 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교육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교육감직을 잃게 된다. 다만, 법정 구속돼 직무가 정지되지 않는 한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직을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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