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 지역 맹주 격인 광역단체장들과 잇단 만남을 통해 윤심과 지역 당원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선 전당대회가 담론 경쟁이 아닌 조직세 확보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대선에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연달아 열린 6월 지방선거에서 행정권력을 확실하게 잡았다. 정권교체 흐름을 타고 경기와 호남·제주를 제외한 12개 시도지사를 싹쓸이에 가깝게 석권했다. 부산·울산·경남을 회복하고 접전지 충청과 강원까지 가져왔다. 당권 주자들이 앞다퉈 단체장들을 찾아가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당대표 선출 방식이 책임당원 투표 100%로 바뀐 상황에서, 불과 8개월여 전에 지역 조직을 이끌고 선거를 치러 승리한 단체장들은 핵심 포섭 대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중량급 단체장들은 차기 대권주자기도 하다. 김기현 의원은 27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찬을 함께했고, 안철수 의원은 같은날 김태흠 충남지사를 만나 정책을 논의했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이미 홍준표·오세훈·이장우·김두겸 시장 등 각지 단체장을 경쟁적으로 만나며 선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역 현안을 듣고 협조를 약속하는 중앙당-지방정부(당정)간 정책협의라는 형식을 내세우지만, 사실상 단체장들이 가진 지역 당원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한 `러브콜`에 가깝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1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걸리 회동에서 오 시장이 술을 따르자 “원래 유권자에게 먼저 드려야 한다”고 뜻을 담은 인사를 했다. 1시간여 비공개 회동이 끝난 후에는 “당이 연대와 포용, 통합을 통해 `연포탕`을 끓일 수 있는 모습이 돼야 한다”며 자신의 선거 슬로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과)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견을 많이 나눴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통합과 안정을 갖춘 형태로 잘 운영돼 윤석열 정부 성공을 앞당기고 잘 견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은 이틀 뒤인 17일 오 시장과 서울시청에서 만났다. 안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오 시장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룬 관계다.  안 의원은 회동 후 “공동 시정의 파트너로서 시작했고, 청년들의 삶과 주거, 직업에 대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할 때 제가 만들었던 110대 국정과제와 연결되는 부분인데, 인수위에서 만든 국정과제들이 어떻게 각 지자체와 잘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김 의원과 안 의원을 각각 만난 뒤 “화합의 전당대회”라는 말만 반복했으나, 주자들은 자신의 특장점을 내세워 선거연대에 가까운 메시지를 낸 것이다. 당권 주자들은 남은 38일간 전국을 반복적으로 돌면서 막판 표심 다지기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행정부 우군 확보 경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021년 전당대회와 마찬가지로 집권 지역의 합동연설회에는 단체장들이 참석할 예정이고, 당에 따르면 3월8일 당일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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