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23일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부지를 매각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설계용역비 추경 편성을 주장한 김용판(대구 달서병) 국민의힘 의원을 강력 비난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갈등 본격화를 예측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민들의 숙의로 결정된 신청사 건립은 예정대로 추진해야 하지만 빚을 내 청사를 짓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이전 부지의 일부매각을 수용하는 입장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구시의회는 신청사 건립예정지인 옛 두류정수장 부지 중 절반가량을 민간에 매각해 사업비로 충당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비 13억4000만원을 올해 예산안에 반영했지만 대구시의회는 부지 매각은 안 된다며 전액 삭감했다. 결국 신청사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홍 시장이 건립예정지인 옛 두류정수장 터 15만8000여㎡(4만8000여평) 중 9만㎡(2만7000여평)를 민간에 매각해 사업비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권 시장이 이날 김용판 의원의 부지 일부 매각 수용을 전제로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반영 주장을 비판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홍 시장을 겨냥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 시장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대구시가 추가로 빚을 내 청사를 짓는 것은 불가하다”며 전체 부지 활용을 전제로 하는 ‘마스트플랜’을 제기했던 권 시장과 판이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권 시장은 이날 김 의원을 비판하면서 “대구시청 신청사는 시장이나 소수의 공무원들에 의해 밀실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시민들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 안팎에선 이를 홍 시장에게 대비하면 시민들이 결정한 신청사 건립 방식(전체 부지 활용)을 마음대로 변경(부지 일부 매각)하려는 홍 시장을 비난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직까지는 신청사 건립을 두고 권영진 전 시장과 홍준표 현 시장이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충돌을 보인 적이 없었지만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권 시장의 추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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