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일이다. 대구광역일보 복간 10년 창간 27주년이다. 늘 이맘때면 참 고민이 많다. 책상머리 앉아 많은 생각에 잠겨본다. 그동안 신문을 발행하면서 대구광역일보가 뭘 했는지. 독자들이 생각하는 대구광역일보는 어떤 신문일까 많은 의문을 갖게한다. 오롯이 대구·경북민을 위해 틀을 깨고, 씨앗을 심고, 빛을 밝혔던 시간이라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독자들도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에 빠져본다. 버텨온 세월이 참 힘들었다. 언론 환경이 해를 거듭날 수록 깊은 나락에 빠져 허우적댄다. 앞으로도 더 힘들것으로 보인다. 넝쿨줄기를 낫으로 치고 가시밭길을 또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두렵기만 하다. 작금의 언론 환경을 돌아보면 모두들 언론사 횡포가 도를 넘었다고 떠들어댄다. 언론사 횡포는 아 옛날이다. 횡포는 지자체라고 감히 단정짓는다. 광고의 목줄을 쥐고있다는 이유로 비판기사를 쓰면 광고를 배정하지 않았다. 엿장수 마음대로 가위질에 분통이 터진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게 지자체다. 그 돈이 자기들 돈이라고 착각에 빠져 사는것도 지자체다. 말 잘들으면 쌈짓돈 주는거라면서 생색내며 선심쓰듯 펑펑 쓰댄다. 홍보비 가지고 장난질 그만 쳐라고 회초리 들고 피멍이 들도록 매질을 하고싶다. 예전 일이다. 김문오 달성군수 시절 대구광역일보가 달성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비판기사를 썼다. 달성군은 즉각 반격했다. 언론중재위원회를 10번이상 다녀왔고 소송으로 대법원까지 가는 사태를 빚었다. 달성군은 보도자료는 물론, 광고조차 배정안했다. 비판하는 신문사 광고 줄필요가 없다는 폭거를 부렸다. 무려 4년 넘는 세월을 광고를 배정받지 못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대구광역일보가 받지 않았다. 달성군 광고 없어도 신문사 문닫지 않는다는게 나의 생각이었다. 이것이 바로 지자체의 횡포요 현실이다. 나는 지금도 언론 본연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지자체가 그렇다면 대구광역일보도 당연히 피아 구분을 분명히 하려한다. 흔히 신문기자들이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죽어봐야 천당을 알고 지옥을 안다고 했다. 대구광역일보도 그렇다. 잘하면 동지고 못하면 적이라는 불변의 원칙을 꼭 지키려한다. 그게 바로 대구광역일보의 저력이다. 말로는 지방시대 지방언론이 주역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겨댄다. 겉과속이 다른 지자체의 두얼굴에 구역질이 난다. 발행부수를 따지고 포털사이트 등록여부를 묻고 자기들 욕구에 만족하면 광고를 준다. 언제부터 포털사이트가 언론사를 쥐락펴락했는지 참 아이러니하다. 억지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지자체에서 언론사 인쇄비 대주고 발송비를 보태준적 있는가? 많은 언론사가 문을 닫았다. 경영난 이유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해 문을 닫았다. 오죽하면 발행 중단을 했을까?  대구광역일보가 지금껏 버텨온것은 임직원들의 노력이다. 이 자리를 빌어 열악한 신문사 형편을 봐준 인쇄소, 신문발송하는 운송회사에 고맙다는 말 전한다. ‘묘언무고금(妙言無古今)’이라는 말이있다. ‘한묵보감’, ‘묵장보감’ 등에 실려 있는 문구다. “훌륭한 말(언론)은 과거와 현재의 시대 구분이 없으며 미래도 그럴 것”임을 뜻한다. ‘진리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올곶은 언론은 그러한 진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창간 27 주년을 맞은 대구광역일보는 다시한번 언론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잊지 않고 흔들림 없는 정론을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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