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에서 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해병대 채모 일병은 19일 오전 9시께 동료 해병대원 20여명과 함께 탐침봉을 이용, 예천군 호명면 석관천 인근에서 실종자를 찾던 중 이같은 변을 당했다. 사고는 하천 쪽 바닥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대원들은 빠져나왔지만 채 일병은 하류 쪽으로 떠밀려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경과 소방 등 수색당국은 현재 인력 409명과 헬기 11대, 드론 12대, 구조견 9두, 보트 13 등 장비 62대 등을 동원해 수색 중이다. 수색당국은 향후 하천 상류댐인 영주·안동댐의 방류를 중단하고 합동수색을 이어간다. 실종된 채모 일병은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수마 대재앙에 사상사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실종자를 찾던 군인마저 실종되자 예천은 통곡의 마을로 변했다. 소식을 들은 실종자 해병대원 가족은 비통함에 울분마저 토해냈다.  구명조끼 없이 구조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자 군 인권세터는 해병대원 실종은 인재라고 목청을 높였다. ▣구명조끼 없이 빨간티만… 예천군 호명면 석관천에서 집중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원으로 추정되는 실종자가 육안으로 발견됐다가 다시 떠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분께 석관천 하류 지대에선 해병대 제1사단 포병대대 소속 채일병 등 3명이 탐침봉을 이용한 수색을 진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났다. 채 일병 3명 등 동료 부대원 20여명과 함께 줄지어 걸으며 수색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지반이 무너지면서 물에 빠졌고, 이 가운데 2명은 자력으로 물에서 빠져나왔으나 A일병은 현재 실종된 상태다. 군 당국과 소방당국 등은 이후 헬기 15대와 상륙용고무보트(IBS) 등 장비를 투입해 A일병을 찾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이날 낮 12시10분쯤엔 고평교 인근에서 A일병으로 추정되는 실종자가 육안으로 발견돼 수색작전을 펴던 보트가 접근하기도 했지만, 이 실종자는 다시 급류에 떠내려갔다고 한다. 발견 당시 이 실종자는 빨간색 반팔 상의에 전자시계를 착용하고 있었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수색작전에서 IBS를 타고 수상탐색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했지만, A일병처럼 하천변 탐색 임무를 맡은 장병들은 이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현재 실종자 탐색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대책을 현장에서 조사 중”이라며 “공군·소방당국과 협조해 실종자 구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병대원 실종은 인재(人災) 예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원 실종은 무리한 임무 투입으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19일 성명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군 장병이 대민지원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면서도 "관련 경험이 없는 일반 장병들에게 하천에 직접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하는 임무를 맡기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해병대 병사들이 구명조끼도 없이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했다는 최초 신고자의 증언을 언급했다. 군 인권센터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장병들을 물속에 투입하게 된 경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당연한 헌신은 없다”며 “국방부는 즉시 대민지원 투입 장병의 안전 대책을 점검하고 추후 사고의 경위를 성역 없이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천은 지금 통곡소리만 물벼락을 맞은 경북은 23명이 숨지고 4명 실종, 17명이 다쳤다. 지역별 사망자는 예천 13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다. 사망자 피해 유형은 산사태(매몰) 16명, 주택 매몰 2명, 주택 침수(매몰) 1명, 물에 휩쓸림 4명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4명은 모두 예천 주민으로 산사태(매몰) 2명, 물에 휩쓸림 2명이다. 아들이 물길에 휩쓸려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사고 현장에 달려온 어머니 A씨는 수색 상황을 지켜보다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다. 어머니는 현재 소방당국과 해병대 측이 실종 장소인 보문면 보문교 인근에 긴급히 마련한 장소로 옮겨 안정을 취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A씨의 호소를 지켜봤다는 한 의용소방대원은 “(어머니 A씨가) ‘아들이 해병대를 너무 가고 싶어 해 보냈는데, 착한 우리 아들 어딨냐’고 절규하며 오열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 인근의 카페 직원 등 목격자들은 “내성천 물길이 세고 안쪽은 깊은데, 비 피해 실종자들을 수색하는 해병대원들이 강 안쪽까지 들어가 수색하는 것처럼 보여 어제부터 내심 염려스러웠다”며 “비 피해에 이어 안타까운 일이 연달아 발생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김성용·최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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