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의 허리가 90도로 숙여졌다. 지난 15일 폭우속 골프로 논란을 빚은 홍 시장이 나흘만인 19일 결국 공식 사과했다.  홍 시장은 ‘폭우 속 주말 골프’와 관련된 논란 속에서도 “부절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강경태세를 굽히지 않았지만 끝내 꼬리를 내려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홍 시장은 19일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지만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날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밝히고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도 “지난 15일 오전 대구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당시 대구는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에 따라 비상 2단계 체제로 행정부시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괄 관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사과했다. 홍 시장은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해로 상처입은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11시30분께 부터 한시간 가량 운동을 하였고 중간에 비가 와서 그만두고 돌아왔다”며 “주말 일정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국적인 폭우로 수해는 물론 사망·실종자가 속출했던 지난 15일 골프를 치러갔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기자들이 ‘주말 골프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홍 시장은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대답하며 “괜히 그거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이냐”고 받아친 바 있다. 김기현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즉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그 직후 윤리위가 소집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원권 정지 정도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윤리위원들 사이에서도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 “드러난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부적절한 처신” 등의 반응이 나왔다. 앞서 홍문종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06년 ‘수해 골프’로 물의를 일으키자 제명당한 바 있다. 홍 시장 태도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복수의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들은 “오만하고 부적절한 모습”, “사태를 스스로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50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온 이번 수해가 여권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늑장 대응’이라는 야당 비난에 맞서 사태 수습에 진력하는 와중에 나온 홍 시장의 처신과 발언은 국민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인식이 당내에 팽배하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인간적으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공감 능력”을 강조하면서 “고위공직자 기본자세와 매우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거친 언사로 당 지도부는 물론 동료 의원들과 사사건건 충돌해 온 데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는 점도 홍 시장으로선 부담일 수 있다. 홍 시장 징계 결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지나치게 속전속결식으로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여권이 직면한 수해 관련 비판 여론을 돌리려 ‘희생양’으로 삼았다거나, 과거 언행들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홍 시장 측 반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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