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산림악몽에 시달리고있다. 전국 ‘최다’ 산불 발생지역의 오명 탓이다. 무려 213시간 동안 산림을 태운 3월의 초대형 울진 산불이 그 예다. 해마다 크고 작은 산불로 천혜의 자연경관이 파괴되면서 복구에만 50년이 걸린다. 울창한 산림이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했고 인명·재산피해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계절을 가지리 않는 산불 악몽이다. 때문에 경북도가 산불 대책를 마련, 산림복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북 최근 5년 산불피해 면적 2만692ha 최근 5년여간 전국에서 산불 피해 면적과 피해액이 가장 많은 곳은 경북이다. 이 사실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고령·성주·칠곡)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18~2023.9월) 산불 발생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산불 발생 건수는 2018년 496건, 2019년 653건, 2020년 620건, 2021년 349건, 2022년 756건, 2023년 9월말 기준 529건으로 모두 3403건으로 조사됐다. 피해 면적은 2018년 894ha, 2019년 3255ha, 2020년 2920ha, 2021년 766ha, 2022년 2만4797ha, 2023년 9월말 기준 4969ha로 나타났다. 피해액은 2018년 485억8300만원, 2019년 2689억1000만원, 2020년 1581억4100만원, 2021년 361억2500만원, 2022년 1조3462억7600만원, 2023년(9월 기준) 2840억9100만원으로 모두 2조1421억2600만원으로 확인됐다. 산불 건수는 경기도가 77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이 565건, 강원이 381건, 경남이 375건, 충남이 261건, 전남이 24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면적은 경북이 2만692ha로 많았고 강원 9496ha, 충남 2800ha, 경남1985ha, 전남 1060ha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산불 피해액은 경북이 1조1616억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강원 5795억1100만원, 충남 1614억4000만원, 경남 936억6100만원, 전남 590억9400만원, 울산 308억7700만원 등의 순이다. 산불 발생 원인별로는 입산자 실화가 1090건으로 가장 많다. 소각(논·밭두렁, 쓰레기) 671건, 원인 미상 497건, 건축물 실화 253건, 담뱃불 실화 24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북 3년간 전국 산불 피해면적 63%  경북소방본부는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 일대에서 대형산불에 대비한 실전훈련을 했다. 훈련은 안동소방서 등 인근 8개 소방서와 긴급구조지원기관(한전·통신사), 의용소방대, 주민 자율진화대 등이 참여했다.  산불전문가 등과 함께 실제 상황과 유사한 장소에서 산불대응력을 높이고 진화 전술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신고접수 후 신속한 초기대응·119산불특수대응단 야간 진화·인근 소방서 자원 동원·시설물 보호 및 도심 불길 확산 저지 등을 실습하는 시간도 가졌다. 2022년 3월 213시간 동안 산림을 태운 울진 산불과 같은 대형 산불이 최근 전국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17년 이전 7년간 연평균 0.7회 발생했지만 2017년 이후부터는 4.6회 발생해 약 6.6배 증가했다.  피해면적은 36배, 재산피해는 23배 늘었다. 대형 산불은 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이 100㏊(약 30만2500평)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경북지역은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면적의 63%를 차지할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컸다. 경북소방본부가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전국 및 경북지역 산불 현황을 보면 지난해 경북지역 산불 피해면적은 1만5201㏊로 전국 피해면적(2만2474㏊)의 67.6%에 달했다. 2021년과 2020년에도 각각 442㏊(전국 673㏊)와 2004㏊(전국 4339㏊)가 불타 전국 피해면적의 65.6%, 46.1%를 차지했다. 반면 2017~2019년 경북 산불 피해면적은 40~60㏊로 전국 피해면적(7910~2570㏊)의 2~7% 수준이었다.  최근 3년간 경북의 산불 피해면적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경북지역 산불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경북소방본부는 봄 엘니뇨로 고온 현상이 예고돼 러시아산 진화 헬기 부품 조달 문제로 헬기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 악조건 속에서도 산불을 완벽하게 진화하기 위해 종합훈련을 한다. ▣경북소방,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시행 경북도 소방본부는 2월29일까지 화재 발생 위험이 큰 겨울철 대형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겨울철 소방 안전 대책을 시행한다. 올해는 대형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을 목표로 6대 전략에 21개 과제를 지정해 운영한다. 소방 안전 대책은 △숙박시설, 대규모 공사장 등 화재 취약 시설에 대한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지도 △30층 이상 고층건축물 162곳에 대한 지도점검 △지하층에 대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건축물의 피난 안전관리를 위한 지도점검 및 화재 안전조사 등이다. 겨울에는 공동주택 화재 예방에 초점을 맞춰 도내 공동주택 2730곳을 대상으로 공동주택 안전관리자와 관계자에 대한 소방안전교육, 피난 행동 요령 및 안전 매뉴얼 제작·보급, 피난 시설 사용 방법 교육·홍보, 옥상 출입문 자동 개폐 장치 설치 유도 등을 추진한다. 경북소방본부는 "겨울철은 주택, 다중이용시설 등 우리 생활 공간에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은 시기다.적극적인 겨울철 소방 안전 대책 추진으로 도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방헬기 통합출동, 1월 중 대구·경북에도 도입 관할지역과 관계없이 최근접·최적정 소방헬기를 투입하는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이 대구경북에도 도입된다. 소방청은 각종 위급상황 및 대형재난에 대비한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이하 통합출동) 시범운영`을 확대해 1월 중 대구와 경북지역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소방청은 통합출동 기반 조성을 위해 소방헬기 조종사 및 정비사들로 추진단을 꾸려 시스템 구축 및 관련 법령 개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2018년 전국 소방헬기 항공보험 통합체결부터 시작해 2020년에는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 및 통합지휘·조정을 위한 법령개정 등 활동을 추진했다. 지난해 4월부터 중앙과 시·도로 이원화된 소방헬기 출동체계를 중앙 차원으로 일원화하는 통합출동 사업을 대전·충북·충남·전북 등 4개 시·도에서 시범 운영했다.  관할지역과 관계없이 사고지역 최근접·최적정 헬기를 신속히 출동시키기 위해서다. 통합출동으로 인해 소방헬기 출동 시간 및 거리는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범운영 기간 4개 시·도의 통합출동 44건을 분석한 결과 단축 시간은 총 610분, 단축 거리로는 1천828㎞로 집계됐다.  출동 1건당 평균 14분이 감축되고, 거리로는 41.5㎞가 단축된 셈이다.  운항 시간 감축으로 연료비 및 소모품 교체·부품 수리 등 헬기를 운용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또한 절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이달 안으로 통합출동 시범운영 지역을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광주·전남·제주 등 영·호남 지역 8개 시·도로 확대한다.  봄·가을철 산림화재에 대비해 서울과 인천·경기·강원지역에 대해서도 연내 통합출동 체계를 구축한다. 소방헬기 통합출동체계는 위급한 상황에서 보다 신속한 출동과 응급환자 이송이 가능해 재난대응능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방청은 산림화재 등 대규모·특수재난에 대비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확대 시행될 수 있도록 제반 사항 정비 등 신속히 추진한다. 김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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