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신임 감사담당관에 비위 혐의로 징계받은 전력이 있는 전직 경찰관이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시는 개방형 직위인 `감사담당관`에 황태일 전 포항북부경찰서 경무과장을 선임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1월 21일 감사담당관 모집공고를 내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이날 황 전 과장을 최종 선임했다. 하지만 황 전 과장은 지난 2019년 하반기 포항남부경찰서 수사과장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다`는 투서가 접수돼 경북경찰청으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황 전 과장은 3급 경찰서인 영덕경찰서 경무과장으로 전보됐다.  이는 문책성 좌천 인사라고 동료 경찰들은 귀띔했다. 더욱이 황 전 과장은 영덕경찰서 근무 당시인 2020년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청 본청 감찰관으로부터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 당했고 이후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 감사담당관은 부패 방지, 비위 예방 대책 수립 등 시 전반에 걸친 감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에 시 공무원들은 갑질과 비리 혐의로 감찰(감사)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전직 경찰관을 시 감사담당관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공무원이 죄인(피고인)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선임이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친 인사인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더욱이 시가 황 전 과장을 감사담당관으로 선임한 데 대해 경찰 출신인 이강덕 시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황 전 과장은 이강덕 시장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선임 행정관, 치안비서관 근무 당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조만간 황 전 과장에 대한 신원조사를 의뢰하고 비위 등 특이 사항이 없으면 오는 3월 임용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경찰관은 "황 전 과장이 재직 당시 각종 비리와 갑질 등으로 평판이 좋지 않았다"며 "그런 사람이 한 행정기관을 감사하는 자리에 간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태일 전 과장은 "징계는 품위 유지 위반 또는 성실 의무 위반 정도"라며 "내 성격이 조금 강하다. 그래서 직원이 잘못한 부분을 따졌는데 갑질이라고 한다"고 해명했다. 정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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