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를 제출한 130명 전공의 중 1명이 복귀했습니다." 정부가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와 사법절차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힌 4일 경북대학병원. 전공의 193명(레지던트 147명, 인턴 46명) 가운데 179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곳이다. 전공의 복귀 현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대부분 복귀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에 대한 통계 자료를 아직 받지 못했지만, 아직 확인된 복귀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복귀한 전공의는 보이지 않았고 수술실 가동률과 입원·외래 환자가 축소됨에 따라 고요함은 여전했다. 평소 수술 일정이 가득 차 보호자로 붐볐던 대기실도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외래 수술이 많이 줄고 중증 환자 위주로 응급실을 가동해 환자 수가 많이 줄었다"며 "병원에 남은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어 앞으로가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이탈한 전공의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영남대학병원. 전공의 161명(레지던트 119명, 인턴 42명) 가운데 130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곳이다. 해당 병원에선 지난달 29일 오후 4시 기준 사직서를 제출했던 전공의 130명 중 1명이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병원 측은 일부 전공의가 다녀간 흔적은 있지만 이는 공식적인 복귀가 아니라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 탓인지 병원을 방문하는 인적이 전보다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다. 이른 아침부터 병원을 방문해 번호표를 들고 진료 순서를 기다리던 A씨는 "확실히 예전만큼 사람들이 (병원에)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교수들과 함께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워온 전임의들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게 되면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임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다. 외래 진료는 물론 환자 입원·전원 등을 결정하고, 입원 환자도 관리한다. 교수들의 진료와 검사 보조는 물론 수술을 돕기도 한다. 한 전문의는 "전공의보다 숙련된 전임의가 빠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더군다나 현장에 남은 의료진에 쌓인 피로 때문에 의료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을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복귀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대구지역을 포함한 대다수 전공의가 아직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면허 정지 처분과 사법 처리 절차 등 후속 조치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황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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