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대구·경북에 내린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강수일수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8일 `2023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에서 지난 겨울 대구·경북 강수량이 209.0㎜로 평년(73.8㎜) 대비 286.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상 관측 이래 역대 1위 강수량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강수일수도 평년 대비 12.6일 더 많은 27.8일로 역대 겨울 중 가장 길었다. 이는 평년보다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 바람이 자주 유입되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10~15일 중국 남부 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과 한국 동쪽에 있는 고기압 사이에서 많은 수증기가 발생해 지역 8개 지점에서 일강수량 극값을 기록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달 18~21일에도 남동쪽 따뜻한 고기압과 북서쪽 차가운 고기압 사이를 저기압이 지나며 많은 비를 뿌렸다.
같은 달 21~22일에는 수증기와 차가운 공기가 섞여 발달한 눈구름대로 인해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지난겨울은 많은 양의 비와 함께 이상고온 현상도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의 평균기온이 2.4도로 평년(0.7±0.4도)보다 1.7도 높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8~10일 3일간 대구·경북 곳곳에서 12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보였다. 지난달 19일 영천과 영주는 일평균기온 14.4도, 11.2도를 각각 기록하며 2월 일평균기온 2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12월 중후반과 1월 하순 두 차례 추위도 있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상층 기압능이 동서로 폭넓게 빠른 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대구 금호강에서는 겨울 첫 결빙이 평년(1월2일)보다 빠른 지난해 12월22일 관측됐다.
함동주 대구기상청장은 "지난겨울 미국은 한파와 폭우, 유럽은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등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빈발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역대 가장 많은 겨울철 강수량을 기록했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감시와 분석을 더욱 강화하고 위험기상과 극한기후 정보를 확대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