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22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의 압승이 예상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봤다. 이후 “실망스럽다”는 말을 남긴 채 상황실에 도착한 지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대 총선이 실시된 10일 방송3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 “우리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를 지켜본 후 “그렇지만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 22대 총선 본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압승이 예측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상황실에 모여 지상파 3사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했다.
한 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직전 상황실로 들어왔다.
한 위원장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이만희 국민의힘 영천·청도 후보 등과 악수를 한 뒤 착석했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178석~197석, 국민의힘은 85석~10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상황실 중계 TV 화면에 해당 조사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 상황실은 한순간 조용해졌다. 한 위원장은 손을 모으고 표정 변화 없이 TV 화면만 응시했다.
야권 압승 예상이라는 결과에 환호하는 민주당 상황실 모습이 화면에 잡히자 국민의힘 일부는 탄식했다.
이번 총선에서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인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류삼영 민주당 후보에 밀린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자 “이게 뭐야”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후보도 `경합`이라는 조사가 나오자 참석자들 사이에선 "아, 뭐야"하며 탄식이 흘러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도 경합이 예측되는 결과가 나오자 한 위원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윤 원내대표도 점점 표정이 어두워지며 서류를 갖고 온 한 당직자에게 손사래를 치며 보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들도 TV 중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위원장은 막말 논란이 인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가 예측 `1위`로 나오자 다시 한숨을 쉬었다.
강승규 국민의힘 충남 홍성예산 후보 1위 예측이 나오자 참관인석에서 한 번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후에도 최민희 민주당 남양주갑 후보 우세, 김기표 민주당 경기 부천을 후보 등이 우세인 결과가 나오자 당 지도부는 연거푸 한숨을 쉬며 표정을 관리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마이크를 들고 무거운 목소리로 "우리 국민의힘이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그렇지만 끝까지 국민 선택을 지켜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작게 미소를 지은 후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곤 약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일부 참석자를 제외하고 윤 원내대표와 선대위원 대다수도 자리를 떠났다.
한 위원장은 출구조사를 보던 도중 TV 음량을 낮춘 뒤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는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출구조사 결과는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발언한 후 상황실을 빠져 나갔다.
참담한 성적표가 예상되는 여당은 침울했고 압승이 예상되는 야당은 잔치집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3사 모두 과반을 넘기는 압승을 전망하자 일제히 환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6시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당 개표 상황실에 모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MBC 개표 방송을 지켜본 이재명 대표는 휴대폰을 보던 중 출구조사 발표 10초 전에 돌입하자 무표정으로 중계화면을 지켜봤다. 오후 6시 정각에 민주당과 민주연합이 단독 과반 의석수를 차지할 수 있다는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대회의실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압승 예측에도 침착한 상태를 유지한 채 한동안 박수만을 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이어지자 이 대표는 긴장이 풀린 듯 왼편에 앉은 홍익표 원내대표와 그 옆자리를 지킨 김부겸 위원장과 악수했다.
지역구 출구조사 가운데 이 대표는 본인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보다 우세하다는 예상으로 인해 장내에선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이 대표는 박수만을 보냈다.
최대 격전지라 불리었던 경기 성남 분당갑, 서울 중구성동갑, 경남 양산을 등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우세가 예측되자 장내는 금세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만세를 외치며 주먹 쥔 두 손을 세게 힘들었고 고민정 최고위원도 감격스러운 듯이 밝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영등포갑에 출마한 김영주 후보가 채현일 민주당 후보보다 열세란 결과가 나오자 곳곳에서 더욱 큰소리로 채 후보의 승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광주 광산을에서 민형배 민주당 후보보다 밀린다는 결과에도 박수와 환호성이 끊이질 않았다.
민주당 후보가 열세인 곳 출구조사 발표에는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동작갑의 김병기 후보가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와 경합이란 예상이 뜨자 장내에선 의외라는 탄식이 나왔다.
서울 강남의 국민의힘 후보 우세 예측이 나오자 장내가 잠시 차분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대표는 부산 일부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우세하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편법 대출 의혹 및 막말 논란이 빚어진 양문석 경기 안산갑,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발표에도 환호성이 잠시 잦아들기도 했다.
황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