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지만 모든 운동이 건강에 다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몸에 해가 되는 줄도 모른 채 무작정 땀만 흘리는 사람들도 적잖다.
운동,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누리기 위한 바른 운동법을 소개한다.
스트레칭은 운동의 기본 중 기본이다.
대부분 평소 스트레칭을 하며 생활한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것이나 사무실에 오래 앉아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다리를 펴고 어깨를 돌리는 것, 약수터에서 자기만의 동작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 모두 다 스트레칭이다. 늘 우리 곁에 있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금까지 스트레칭으로 알고 했던 동작들이 사실은 좋은 운동을 방해했을 수도 있다. `기본`일수록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
바른 스트레칭법을 알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국민100`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최영우 운동처방사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국민체력100`은 만 11세 이상 국민 대상 개인별 체력수준을 측정해 맞춤형 운동 처방과 체력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체력관리 서비스다.
"스트레칭이야 뭐 대충 혼자서도 하지" 하는 사람들도 이 글을 읽고 난다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좋은 스트레칭을 위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빨리 하는 것, 몸이 아프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절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서둘러 `본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혹은 옆 사람들보다 더 빨리 마치고 싶은 마음에, 아니면 그저 귀찮아서 대충하면서 `횟수`를 마쳤다는 데만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스트레칭법이다.
최영우 운동처방사는 "다리를 찢는 동작으로 예를 들면, 다리를 다 찢은 자세를 갖춘 상태에서 15초에서 30초 정도는 시간을 충분히 둬야 한다. 다리를 벌리는 과정이 아니라 다 찢고 난 뒤에도 많은 시간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천천히 조금씩 늘려야 한다.
그리고 한 번 다리를 찢으면 최소 15초는 인내해야 한다. 천천히, 15초를 해야 하는 데는 다 운동학적 이유가 있다.
최영우 처방사는 "근육이 너무 갑자기 늘어나거나 강하게 늘어나면, 근육의 감각을 체크하는 기관인 근방추가 이를 `내 몸이 지금 위험하구나` 하고 판단해 뇌에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신장반사가 작용해 근육이 수축, 스트레칭을 하기 전보다도 몸이 불편해진다"고 설명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고무줄을 천천히 조금씩 늘여야 고무줄도 그에 맞게 늘어날 준비를 하는데, 너무 갑자기 확 당겨버리면 끊어지지 않기 위한 반작용으로 확 움츠러든다는 것이다. 이러면 안 하는 것보다도 못한 스트레칭이다.
한 번 스트레칭을 한 뒤 다음 스트레칭까지 시간을 두는 것도 마찬가지다.
근육의 수축을 감지하고 이완하게 하는 건 골지건기관인데, 이 기관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있어야 이완반사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따라서 2~3초 잠깐 다리를 쭉쭉 찢어봤을 때 느낌이 시원할지 몰라도, 아직 몸이 이완반사를 채 시작하기도 전이므로 실제 근육의 이완과는 관련이 없다.
최영우 처방사는 "스트레칭이 잘 되려면 센서 2개를 잘 파악해야 한다"면서 "근방추가 근육을 수축시키는 센서가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적당한 힘으로 해야 한다. 또한 골지건기관이 이완반사 센서를 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비유했다.
근방추 센서는 안 켜지게 조심조심. 골지건기관 센서는 켜질 때까지 기다려주기. 그러려면 몸이 놀라지 않게 천천히, 조금씩, 몸이 인지할 수 있게 15초 이상 해야 한다.
스트레칭의 5요소는 `강도`, `시간`, `휴식`, `자세`, `호흡`이다.
우선 강도와 시간은 앞서 언급한 `2개의 센서`를 위해 꼭 필요하다. 또한 강도와 시간은 서로 연결돼 있기도 하다. 강도가 너무 세면, 충분한 시간 동안 다리를 찢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약하게 해서 시간만 길게 하자니, 과연 스트레칭이 되는 건지 확신이 안 선다.
최영우 운동처방사는 "스트레칭은 고통을 참아가면서 할 필요는 전혀 없다. 내가 아픔을 참는다고 근육이 더 잘 풀리거나 유연해지는 게 아니다"라면서 "통증이 전혀 없는 게 0이고, 못 견딜 아픔이 10이라면 3에서 5정도로 `약간 불편한` 정도가 적당하다"고 강도에 대해 조언했다.
휴식도 중요하다.
근육은 수축할 때보다 이완할 때 오히려 부상률이 높다. 스트레칭도 휴식 없이 강도 높게 하면 오히려 근육에 피로를 주고, 이는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운동 선수들도 경기를 하기도 전에 스트레칭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영우 운동처방사는 "앞서 15초 정도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휴식에도 최소 10초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스트레칭 후의 휴식을 간과한다.
그러나 근육이 다시 돌아오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면서 "팁을 드리자면 한쪽 팔을 스트레칭하고 나면 같은 곳을 다시 하지 말고 반대편 팔을 하면 된다.
그렇게 번갈아 하면 자연스럽게 두 팔이 모두 휴식할 시간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자세 역시 올바른 스트레칭을 위해선 당연히 필요한 요소다.
고무줄을 당기는 데 잡고 있는 반대편 팔이 따라 끌려온다면 의미가 없다.
잘못된 자세로 10번 하는 것보다 제대로 자세를 잡고 한 번을 하는 게 더 낫다.
마지막 요소는 호흡이다.
호흡은 멈추지 않고 편안하게 반복해야 한다. 근육을 이완할 때 숨을 크게 내쉬라고 하는데, 숨을 다 쉬고도 시간이 남았다고 해서 숨을 참을 필요가 없단다. 그
럴 땐 다시 숨을 들이마셔도 되고, 그 숨을 다시 내쉬는 등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게 가장 좋다.
최영우 운동처방사는 "호흡이 부자연스러우면 횡격막이 부자연스러워지고, 그러면 몸의 코어 전체가 경직돼 원활한 스트레칭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