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조정훈 의원은 17일 22대 총선 패배를 놓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책임이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에 출연해 "특정인을 공격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책임은 다르다"며 "(선거 패배) 책임은 국민의힘 구성원 모두에게 있고, 권한이 크면 클수록 책임도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이 본인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총선 다음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도 `책임을 실감한다`고 해서 기자회견도 하고 바꾸겠다 하신 거 아닌가. 둘 다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격할 의지는 없지만 우리가 왜 졌는지에 대해서는 아플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확실한 흥행 카드"라며 "당 대표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나오시라"고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정말 당을 위해 희생할 의지가 있다면 당 대표에 출마해서 백가쟁명식으로 당의 개혁에 대해 토론하는 장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조 의원이 한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당권 도전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에는 "누구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자기의 역할을 마다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당 발언에 일각에서는 조 의원이 총선백서 특별위원장직을 먼저 사임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상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과 패기 있게 맞서보겠다 선언하려면,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내려놓고 경쟁해 보자 선언하는 게 맞다"고 적었다.
그는 "조 의원이 총선백서 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 전 발간될 백서에 유력한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책임론`을 싣고, 전국 조직위원장들을 만나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을 추궁한 뒤 당권 경쟁을 할 테니 한번 붙어보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는 최소한 중립적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심판이 선수를 하겠다는 말을 이토록 당당히 하는 게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하려면 심판을 그만두는 게 맞지 않나"라며 "조 의원님, 당 대표 출마를 하고 싶으시다면 우선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사임하십시오"라고 밝혔다.
총선백서 특별위원회는 오는 21일 회의를 열고 총선 공약을 평가하는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6월 중하순께 총선백서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전 위원장 등과의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