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이 지금 23세입니다. 그 나이에 전쟁터에서 전사했다면 부모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제서야 조금 알것 같습니다. 국가에 무엇을 해달라고 그런적 없잖아요. 그냥 나라의 부름을 받고 전쟁터에서 용감히 싸우다 전사하셨습니다." 6·25 전쟁에서 전사한 한 병사의 화랑무공훈장이 74년 만에 조카의 품에 전수됐다. 의성군은 25일 `제74주년 6·25전쟁 기념식`에서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고 정휘봉 일병 유족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했다. 고 정휘봉 일병 조카 정영주(의성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씨는 작은아버지의 화랑무공훈장을 전수받으며 먹먹한 가슴에 눈시울을 붉혔다. 고 정휘봉 일병은 23세 때인 1950년 11월 입대했다. 한 달 후 7사단 3연대 소속 소총수로 강원도 춘천 내평지구 전투 중 전사했다. 앞서 영천지구 전투에서 그 공을 인정받아 6.25전쟁 당시 훈장 수여가 결정됐지만 지금껏 훈장은 여러 이유로 전수되지 못했다. 이후 국방부의 `6.25전쟁 무공훈장 주인공 찾기 캠페인`을 통해 74년 만에 비로소 훈장이 제자리를 찾았다. 화랑무공훈장은 대한민국 4번째 무공훈장이다. 전투에 참가해 용감하게 헌신하거나 분투하는 등 보통 이상의 능력을 발휘, 여러 전과를 올려 그 공적이 뚜렷한 유공자에게 수여한다. 조카 정영주씨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하고 조상 제사를 지낼때면 제삿상 한 편에 꼭 밥 한 그릇을 떠놓고 `너의 삼촌인데 6.25때 전사했다`라고 얘기해 주셨다"며 "지금은 제가 그 제사를 이어받아 모시고 있다"라고 들려줬다. 또 "이제야 전쟁과 애국,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됐다"면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작은아버지의 희생과 공적을 추모할 수 있는 화랑무공훈장을 전수받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참전용사 유족들께 늦게나마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할 수 있어 뜻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기 위해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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