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참여연대 성명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 관료가 대구경북행정통합 무산에 대한 대시민 사과는커녕 자신들의 독단을 비판한 경북도의회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8월 28일 황순조 기획조정실장이 경북도의회 박성만 의장의 홍준표 시장 비판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고 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이를 전제로 통합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대구시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적반하장, 기고만장이 도를 넘었다.주민투표 등 주민의 결정권, 시·군의 자치권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므로 이를 무시하는 홍 시장을 비판하는 것은 도의회의 당연한 역할이다. 논란이 있을 때 비판과 반 비판은 있을 수 있다. 박성만 의장의 비판이 강하기는 했지만 막말은 아니었다. 비판을 넘어 정작 막말을 다반사로 하는 사람, 상식 밖의 독단을 자행하는 사람은 홍 시장과 대구시의 관료들이었다.자기 조직안에서도 설명, 토론, 합의가 필요하고, 대상 기관과 합의해야 하는 일에서는 더욱 절차와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홍 시장은 본인이 정한 통합특별자치시의 출범 시점에 얽매어 합의 기한도 맘대로 정해 놓고 통보했다. 시장의 장사치도 이렇게 무례하게 하지 않는다. 시장이 말하면 공무원이 앞뒤 없이 허겁지겁 집행하고, 비판하면 노골적으로 적대하는 대구 시정의 나쁜 행태를 광역 지자체 간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내보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니 통합이 안될 것은 뻔한 일이었고, 졸속적으로 되었다면 더 큰 문제가 양산되었을 것이다.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 할 상황이다.그런데도 홍 시장과 대구시는 경북도의회를 탓하며 무산마저도 일방적으로 선언했고, 한술 더 떠 강대국이 약소국에 강요하듯이 도의회 의장이 사과, 사퇴하면 통합논의를 재개할 수도 있다며 겁박과 회피의 술수를 부렸다. 도대체 누가 성내야 하는 상황인가.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딱 맞는 상황이다.시장이 안하무인이니 공무원들도 기고만장이다. 품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홍 시장과 대구시의 모습에 대구 시민의 낯이 뜨겁다. 특히 황순조 실장은 비록 대구시의 입장을 발표하는 형식이었지만 임명직 공무원이 국민 주권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직 담임자를 사퇴하라고 한 건 묵과하기 어렵다. 홍준표 시장과 관료들이 주권자 시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홍 시장과 황 실장은 주권자 시·도민에게 사과하라. 이런 일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