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송미술관은 서울 간송미술관의 첫 분관이다.중남부권 관람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상설전시관 역할을 한다. 개관전인 `여세동보`에는 그동안 서울 보화각에만 머무른 국보와 보물을 볼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과 미인도를 비롯한 국보와 보물 및 간송의 유작이 전시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대구 간송미술관 개관기념 전시 `여세동보`에는 국보와 보물급 지정 문화유산 40건 97점과 간송 유작 60점 등 157점이 전시된다.일제강점기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회화, 도자기, 서적 등을 수집한 간송 컬렉션이다.대구 간송미술관은 "소장한 모든 국보가 나오는 전시는 처음"이라며 간송미술관의 대표작들을 보여주는 일종의 인사 같은 전시라고 개관기념전을 설명했다.4개 전시실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한글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기록한 국보 훈민정음해례본은 `소리로 지은 집` 전시실에 별도의 공간이 마련됐다.가치를 따질 수 없다, `무가지보`로 불리는 간송미술관 최고의 소장품, 훈민정음 해례본이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신윤복의 미인도도 제2전시실에 별도로 전시됐습니다. 한 사람씩 들어가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꾸며진 전시실은, 소수 인원이 독대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려의 유연한 선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추사 김정희 난맹첩 등의 서예 작품, 홍도의 마상청앵 등 조선 3대 풍속화가 대표작도 만날 수 있다.대구간송미술관이 지난 3일 문을 열었다.9년의 준비를 마치고 세상 밖으로 나온셈이다. ‘국채보상운동’의 시작점이자,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인 대구에서 간송미술관은 새로운 출발을 한다. 2016년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대구광역시는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미술관 설립을 추진, 2022년 1월 착공했다.총 사업비 446억 원을 들여 올해 4월 준공된 대구간송미술관은 연면적 8003㎡ 규모로 △지하 1층 전시실(곳) 및 수공간(야외) △지상 1층 전시실(4곳)과 보이는 수리복원실, 간송 아트숍, 강당 및 휴게시설 △지상 2층 매표소와 아카이브집(도서자료실), 강의실, 박석마당(야외) 등을 조성했다. 오랜 기간 준비를 마치고 마침내 개관을 맞은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문화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문화유산과 그 가치를 소개한다.우리문화와 전통에 대한 현재적인 담론을 지역, 세대의 경계를 넘어 미래세대와 함께 풀어가는 미술관으로 운영된다.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유일한 상설 전시공간으로 간송미술관이 지난 50년 동안 다뤄왔던 다양한 콘텐츠와 연구 주제를 토대로 다채로운 전시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으로 새로운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등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가치확산에 기여하고, 대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중·남부지역에 문화적으로 공헌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난다. ▣ 국보·보물 40건 97점 역대 최대 규모 대구간송미술관은 개관기념 국보·보물전 (여세동보(與世同寶) – 세상 함께 보배 삼아)를 3~12월 1일까지 연다. ‘여세동보(與世同寶)’는 위창 오세창(吳世昌, 1864~1953) 선생께서 보화각 설립을 축하하며 지은 정초명(定礎銘)에서 빌려온 것으로 ‘세상 함께 보배 삼아’라는 뜻이다. 간송이 문화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문화유산들을 세상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개관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전시 제목으로 삼았다.전시는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 작품을 소개하기보다는 작품 하나하나가 보배라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총 4개의 전시실을 마련하고 실별로 차별화된 공간을 구성했다.‘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신윤복의 ‘미인도’(보물)를 비롯해 간송 컬렉션을 대표하는 국보와 보물 40건 97점이 전시된다.간송미술관이 개최한 역대 전시 중 최대 규모의 국보와 보물이 출품되는 전시이다. ▣조선 문예를 대변하는 전적(典籍)전시는 간송 전형필이 비교적 초창기에 수집한 회화로 시작한다. 검은 비단에 금니(金泥, 아교에 개어 만든 금박 가루)로 그린 이정의 대나무 그림을 비롯해, 정선·심사정의 산수화, 김홍도의 고사인물화, 신윤복·김득신의 풍속화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작품이 소개된다. ‘금보(琴譜)’(보물) 등 조선의 학술과 문화를 대변하는 세 권의 책도 함께 전시된다. 출품작들은 조선시대 문화와 예술 전반을 조망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이자 국가적 유산이다.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고미술품을 꼽는다면 신윤복의 ‘미인도’가 빠질 수 없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인도’를 특별한 방식으로 만나게 된다.오직 ‘미인도’만을 위해 조성된 별도의 공간에서 소수의 인원이 독대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별히 연출된 조명과 음악은 작품을 감상하는 내밀한 분위기를 제공, 부가적인 설명과 안내 대신 작품 속 제화시와 인장만을 감상과 이해의 소재로 제시했다.누구나 사랑하는 작품이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감상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훈민정음 해례본: 소리로 지은 집 한글의 창제원리와 용례를 담고 있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이 전시된다. ‘훈민정음 해례본’ 진본이 공개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간송미술관 외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전시됐던 것이 전부이다. 전시에서는 현대미술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훈민정음이 가지는 애민정신을 강조하고 문자에 대한 배리어프리를 확장하고자 했다.신체적인 장애, 문화적인 차이, 환경적인 특수성을 가진 분들의 훈민정음에 대한 접근성 제고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청각장애인, 다문화가정, 성인 문해 교육생, 북배경주민 등이 참여한 3점의 미디어 작품이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이 전시된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에 걸친 숭고한 아름다움삼국시대부터 조선에 걸친 불교미술과 도자기, 그리고 서예 작품들을 전시한다. 전시실의 초입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와 그림이 설치되는데 ‘난맹첩’(보물)의 묵란화 네 점과 추사체의 정수를 보여주는 서예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서예 전시를 지나면 간송의 컬렉션을 대표하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국보)을 감상하게 된다.유려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병(甁)류 이외에도 ‘청자기린유개향로’(국보), ‘청자오리형연적’(국보), ‘백자사옹원인’(보물) 등 다양한 쓰임을 위해 섬세하게 제작된 각기 다른 형태의 도자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실감영상전시 ‘흐름·The Flow’는 정선, 김홍도, 신윤복, 이인문 등 조선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재구성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지나가는 하루의 시간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약 38미터의 반원형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영상은 원작의 아름다움은 물론 큰 스케일의 화면이 주는 현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 간송의 면모를 만나다연구자·예술가·교육자로서 간송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작 26건 60점을 만날 수 있다. ‘이현서옥(梨峴書屋)’, ‘옥정연재(玉井硏齋)’, ‘보화각(葆華閣)’ 총 3개의 구역으로 실내 공간을 구성했다.각각의 공간에서는 간송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과 영상이 펼쳐진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11월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입장은 전시종료 한 시간 전인 오후 6시에 마감된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관람 예약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다. 성인(20세~64세) 1만원, 어린이·청소년(8~19세 이하) 5000원이다. 증빙서류 제출 시 단체 할인 및 특별 요금도 적용된다. (문의1544-1555, 053-793-2022) ▣대구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대구에 새로운 시립미술관이 건립되는 것은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 이후 13년 만이다. 대구광역시는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가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건축물을 구현하기 위해 2020년 국제 설계공모를 했다.세계 유수의 건축가들이 응모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최문규 교수와 ㈜가아건축사사무소가 응모한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대구간송미술관 설계에는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과 자연과 어우러지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설계를 담당한 최문규 교수는 가장 암울했던 시기 시대적 비극을 이겨낸 간송 전형필 선생의 굳건한 정신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숭고한 신념을 미술관 입구 아름드리나무 기둥과 미술관 곳곳에 위치한 소나무를 통해 표현했다.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계단식 기단, 터의 분절 등 전통 건축요소를 접목하고 예부터 사용해 온 재료를 사용하여 자연훼손을 최소화했다. 팔공산, 대덕산을 품고 있는 박석마당과 한국적 정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수공간을 더해 가장 한국적인 미술관을 구현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우리가 지켜온 문화유산과 정신문화를 건축물로 표현하고,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건축, 후대에게 남길 수 있는 건축물로 대구를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권 지류문화유산 수리복원 허브’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미술관이 반세기 이상 축적한 지류문화유산의 수리복원 기술과 노하우를 지역사회를 위해 적극 활용한다. ‘영남권 지류문화유산 수리 복원 허브’로서 역할을 담당 한다.간송미술관이 가진 문화유산 수리와 보존, 그리고 연구에 대한 오랜 현장경험을 유림(儒林)의 본고장인 대구·경북과 영남지역을 위해 활용한다. 미술관 1층에 위치한 ‘보이는 수리복원실’ 운영을 통해 관람객이 실제 수리복원에 사용되는 도구와 재료, 수리 복원의 과정을 확인했다. 전문 학예사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류 문화유산 수리복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관람객에게 제공하게 된다.대구간송미술관은 지역민들이 우리 문화를 쉽게 향유할 수 있고 문화보국 정신을 연결·확장하는 공간이다. 유소년과 청소년 시절부터 어르신 세대에 이르기까지 스스럼없이 찾아와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미술관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조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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