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봄철 한랭건조 북풍···한반도 `내륙` 전체 산불 비상산림청이 매년 시행하는 `산불통계연보`를 살펴본 결과 최근 10년 간 산불 원인 1위는 실화인 것으로 드러났다.주말 사이 발생해 현재도 진압이 늦어지고 있는 영남 대형 산불의 최초 유발 원인도 실화일 확률이 높다고 잠정 파악되고 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의 산불 발생 현황을 조사한 `산불통계연보`에 따르면, 산불은 지금과 같은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봄철인 2월 1일~5월 15일까지 산불은 총 158건 발생했다. 피해 건수의 57%, 피해 면적의 58%인 것으로 집계됐다.월별 발생 건수 중 가장 많은 3월에는 74건(27%)이 발생했다.최대 피해 면적도 3월에 42ha(32%)에 달했다. 현재 의성 산불의 피해 면적은 1만 5185ha로 역대 산불 중 둘째로 큰 규모다.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10년째 실화(실수로 불이 붙음)와 소각 등 `인위`가 화재 원인 1~2위를 차지한다는 점이다.특히 `실화`는 `입산자 실화`, `담뱃불 실화`, `성묘객 실화` 등으로 잘게 분류할 수 있다. 그 외 이유로는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어린이 불장난, 건축물 화재 등이 있다. 작년 3월에는 쓰레기 소각이 1위 원인으로 지목됐다.지난해 전체 산불 원인 1위인 입산자 실화는 18%를 차지했다.논·밭두렁 소각과 쓰레기 소각을 합치면 소각 관련 원인은 전체 원인의 19%에 달한다. 영남 산불 원인도 모두 실화인 것으로 잠정 파악되고 있어 산불 위험이 높은 봄철 국민의 안전불감증의 결과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들이 당국 조사 결과 실화로 밝혀질 경우, 실화자들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작은 불씨가 봄철 건조한 바람과 만나면 산에서 산으로 불길이 옮겨붙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 진화 대원들이 산불과 싸우고 있지만 물을 수십 만 리터 뿌려도 불길이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이 산림 당국에 의해 계속 보고되고 있다.봄비가 불의 확산세를 잡아야 하지만 기상청은 산불 지역인 경북과 경남에는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예보했다.26일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영남 경남 남해안에는 5~20mm, 부산과 울산, 경남과 경북도 5mm 내외, 의성과 청송은 5mm 미만, 산청, 울주는 5~10mm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문제는 27일 약한 비 이후, 다음 달 첫째 주까지 일주일간 추가적인 비 소식이 없다는 점이다. 이때 한랭 건조 북풍이 내려오면 꽃샘추위가 심화, 날씨가 더욱 건조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산불 위험 지역이 한반도 동쪽에서 내륙 전체로 확대되며, 산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내륙 전체가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송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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