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사진)   (사)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최근 경제성장률은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3%의 경제성장을 하기도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수요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1960~80년 개발연대에는 대부분의 물자와 서비스가 부족했다. 식량도 부족하고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도 부족했다. 자동차, TV, 냉장고, 세탁기등 내구재뿐만 아니라 의류, 신발 등 소비재도 부족했다. 투자할 돈이 부족해 문제였지 투자할 곳은 무궁무진했다. 정부나 기업은 온통 자금조달과 공급확대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 여건이 크게 바뀌었다. 그동안 고도성장의 결과 공급 부족 문제는 대부분 해결되고 수요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의 경우 도로포장은 이미 오래 전에 다 됐고 차도 별로 안 다니는데 도로를 만들어 과잉투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지방 공항은 수요가 없어 놀리는 곳이 많이 있다.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고 오히려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쌀도 남아돌아 사실상 감산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TV·냉장고·세탁기 등은 전 가구에 보급됐고 자동차도 2~3대를 보유한 가구가 늘어나는 등 이제 내수는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대기업들은 수십조원의 자금을 보유하면서 투자할 곳을 못 찾아 쌓아놓고 있다.   수요 부족을 가속시키는 것은 노령화다. 인구 증가율이 정체되는 가운데 경제활동이 왕성한 15~64세 인구가 2017년부터는 줄어들 전망이다.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20%를 넘어서고 2030년부터는 총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택구입 등 각종 소비가 줄고 있다. 소비감소→소득감소→소비감소의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다. 이제부터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소비 수요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수요 확대를 위해 수출과 외국인 투자 유치가 중요하다는 점은 더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국내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관광객 유치를 확대해야 한다. 다행히 중국인의 해외관광이 본격화되고 있다. 작년에 내한한 중국인 관광객이 3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그것은 전체 중국인 해외관광객 7000만명의 4%에 불과하다. 앞으로 10년 내에 중국인 해외관광객이 2억명이 될 전망이므로 그중 5%만 한국을 방문해도 작년 1년간 외국인 관광객과 맞먹는 약 1000만명이 된다.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류 붐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기술을 활용해 의료관광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유학을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다. 미국과 중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 중 한국 학생이 가장 많다고 한다. 해외유학비로 1년간 쓰는 돈이 약 8조원이라고 한다. 질 좋고 다양한 교육여건을 조성해 해외유학 수요를 2분의 1로 줄이면 4조원만큼 내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젊은 이민을 많이 받아들이는 것도 사회의 역동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요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노령화와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국내 소비 여건 개선도 중요하다. 소득이 있는 중산층과 고소득층이 국내에서 많이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 골프와 같이 국내에서 소비하는 것이 비싸면 해외로 나간다. 교육·문화·건강·여가 등 각종 고급 소비에 대한 조세 부담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사회 분위기도 만들어 줘야 한다.    남북통일은 우리 민족의 통합과 아울러 경제 면에서도 제2 도약을 가져올 것이다. 통일이 되면 도로·항만·주택 등 모든 면에서 엄청난 수요를 창출해 일시적으로 재정에서 부담은 되겠지만 향후 수십년간 경제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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