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선정적이라는 것의 밝은 면, 뮤지컬 `머더 발라드`  무대는 배우의 예술이다. 얼핏 진부한 명제다. 그러나 무대를 지켜볼 때마다 수긍할 수밖에 없는 진리다. 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배우의 실력과 매력에 기대야 마땅한 작품이다. 무대와 객석을 넘나드는 바(bar) 형태의 공연장 때문에라도 그렇다.  어린 시절 붙같은 사랑을 나눈 `탐`과 `사라`, 사라를 사랑하는 로맨티스트 `마이클`의 삼각관계를 다룬다. 설정된 무대 위 구석구석에 자리한 테이블과 의자에 앉은 관객들이 이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다. 배우 바로 곁에서 그들이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을 관찰하듯 지켜보는 것이다.  배우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날 위험이 항존한다. 날것의 연기력과 노래실력 얘기다. 더블·트리플·쿼드러플 캐스팅임에도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이유다.  뮤지컬스타 한지상(31)과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린아(29)의 조합은 신선하면서도 섹시하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보니 앤 클라이드` 등으로 올해를 자기 해로 만들고 있는 한지상은 자신이 내친 사라와 재회한 뒤 그녀에게 집착하는 뜨거운 열정의 탐을 비열하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옴파탈로 본래 그런 자인 듯 소화해낸다.  무엇보다 놀라운 존재는 린아다. 2011년 `젊음의 행진`으로 뮤지컬에 데뷔해 `늑대의 유혹` `페임` 등에 출연했으나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머더 발라드`에서는 그러나 잠재기량을 한껏 뽐낸다.  탐과 마이클,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 대한 세밀한 표현력과 연기력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노래로 해당 장면의 감정을 표출하는 데는 거침이 없다. 댄스그룹에서 활약한만큼 농익은 섹시 댄스 또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블랙메리포핀스` `날아라박씨` 등 창작뮤지컬에서 실력을 과시한 뮤지컬배우 홍륜희(32)가 작품의 타이틀이 왜 `머더 발라드`인지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섹시한 해설자 역을 맡아 확실히 조력한다.  이들 외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탐 역에는 한지상과 함께 `조로` `그날들`에서 선굵은 연기를 보여준 최재웅, `해를 품은 달` `풍월주`로 주목 받은 성두섭, 주·조연을 오가는 강태을이 쿼드러플 캐스팅됐다. 사라는 린아와 함께 가수 임정희, `스트릿 라이프` 등을 통해 주목 받은 뮤지컬계 신예 박은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가창력을 인정받은 밴드 `더블유 앤 자스`의 보컬 장은아가 나눠 맡는다.  사라를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는 마이클 역에는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등에서 무게감을 드러낸 뮤지컬배우 홍경수, `락 오브 에이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가창력을 공인받은 모던록밴드 `몽니` 리더 김신의가 더블 캐스팅됐다. 뮤지컬배우 문진아가 홍륜희와 문진아가 내레이터 역이다. 역시 뮤지컬은 음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우스 타투(Mouth Tattoo)` `유 비롱 투 미(You belong to me)` 등 작곡가 줄리아나 내시가 만든 넘버들은 록의 기운을 품고 있으면서도 사랑에 대한 애틋함을 녹여낸다.  수십차례 펼쳐지는 키스 신 등으로 내내 섹시한 공연이기도 하다. 금요일과 토요일 밤 11시 무대가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진부한 삼각관계를 배우들의 호연과 귀에 감기는 음악으로 상쇄하는 작품이다. 새로운 형식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뮤지컬의 본질에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초연한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외국 작품이 국내로 들어오는 주기가 짧아진 실례이기도 하다.  `번지 점프를 하다` `풍월주`의 이재준 연출과 `뮤직 인 마이 하트` `몬테크리스토`의 원미솔 음악감독, 정헌재 안무 등이 뭉쳤다.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 브랜드 `김수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는 영화배우 김수로가 프로듀서로서 참여한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대표 최진), 쇼플레이(대표 임동균)가 공동제작한다. 내년 1월26일까지 서울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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