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가 6년 만에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클래식 최종 40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드라마틱한 골에 힘입어 울산을 1-0으로 제압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이로써 포항은 2007년 이후 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1986년·1988년·1992년·2007년에 이은 5번째 우승이다.비기면 아쉬운 2인자로 머물러야 했던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기적 같은 결승골로 활짝 웃었다하늘이 허락한 승장` 포항 황선홍 감독 "기적 같은 일…믿기지 않아"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믿기지 않는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과 포항을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 덕에 가능한 우승이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시즌 막판 6연승의 상승세를 달린 포항은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울산의 우승을 가로막고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황 감독은 "지금도 정말 믿겨지지 않는다"며 "좀 지나보면 이게 얼마나 큰 것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우승 원동력으로는 "팀 정신"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신을 하나로 하고 조직적인 면을 극대화했기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 전만해도 포항은 외국인선수가 단 한 명도 없어 스쿼드가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아무도 우승후보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K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황 감독은 "더블을 할 거라고는 나도 생각지 못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충실히 하자는 자세로 플레이에 집중했는데 그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과 플레이에 집중하고 좋은 축구를 하자고 했던 약속은 지킨 것 같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우리가 가고자하는 길을 걸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원일의 결승골이 터진 순간에 심정에 대한 질문에는 "추가시간이 4분 주어지고, 상대가 경기를 지연할 때, `과연 기적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을 속으로 했다. 골이 들어간 순간에 `이런 게 기적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원일에게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단다. "김원일을 비롯해 전 선수가 한 마음·한 뜻으로 1년을 달려왔다. 모든 선수가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했다.
포항은 외국인선수가 없다. 철강 경기 부진으로 외국인선수에게 줄 고액 연봉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올 시즌 리그와 FA컵 우승으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포항의 미래를 위해선 고민을 해야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외국인선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단과 상의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지금은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4~5경기를 잘못하면 시즌을 그르칠 수 있다. 경고 누적과 장기 부상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보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더했다.
황 감독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팬들은 더 많은 것을 원할 것이다. 높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AFC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게 나의 꿈이고 기회를 잡았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 좋은 도전을 하겠다"고 했다.
▣포항의 더블 이끈 `진정한 레전드` 황선홍 감독
`황선대원군` 포항스틸러스 황선홍(45) 감독이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며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 냈다.
황 감독은 올 시즌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까지 `더블`을 완성해내며 최고의 지도자임을 입증했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포항에서 선수로 뛰면 동안 1993년 아디다스 리그컵대회·1996년 초대 FA컵 우승·1997~1998년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AFC 챔피언스 리그 전신) 2연패 등에 앞장선 황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명장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황 감독이 이끈 포항은 1일 오후 2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40라운드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울산에 승점 2점이 뒤졌던 포항은 반드시 이겨야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을 뒤집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승점 3점을 보탠 포항은 21승11무6패(승점 74)를 기록, 22승7무9패(승점 73)의 울산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포항은 2007년 이후 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1986년·1988년·1992년·2007년에 이은 5번째 우승이다.
팀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순수 국내 선수로만 시즌을 운용한 황 감독은 쟁쟁한 팀들을 제치며 팀을 정상까지 올려놓았다.
현역 시절 선수로 포항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황 감독은 이제 사령탑으로서 친정 팀을 우승에 올려 놓으며 진정한 `포항의 레전드`로 거듭났다.
이 같은 결실 뒤에는 황 감독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크게 한 목 했다. 격의 없는 리더십도 바탕이 됐다.
축구계 대선배인 김호곤(62) 울산 감독이 노련함으로 팀을 이끌었다면 황선홍 감독은 최용수(40·서울)·서정원(43·수원) 등 40대 젊은 감독과 함께 K리그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외국인 선수 없이 순수 국내 선수만으로 팀을 이끈 황선홍 감독은 짧은 패스 위주의 스페인식 티키타카(탁구에서 공이 왔다갔다한다는 의미)를 접목해 포항 축구에 `스틸타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냈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에 자리하며 우승을 향한 끈을 놓지 않았던 포항은 시즌 막판 불리한 상황을 뒤집어 내는 뚝심을 발휘했다.
지난 10월30일 인천유나이티드전을 시작으로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뒤집기쇼를 보여줬다. 앞선 4경기 연속 무승부까지 더하면 10경기에서 패하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황선홍 감독은 울산 김호곤 감독의 `마라톤 선두론`을 저지하며 탁월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이날도 비기기만 하면 된다는 울산 선수들의 심리를 역이용, 초반부터 공격 축구를 펼친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 냈다. 안방에서 86%가 넘는 승률을 자랑하던 울산도 황 감독의 승부수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난 9월에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직에 하마평이 오르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스스로 포항 감독직에 충실하겠다고 선을 그으며 분위기를 추스렸고 선수단과 똘똘뭉쳤다.
황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한 포항은 지난 10월 "재미있고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황 감독의 전술은 포항의 축구스타일을 한층 진화시켰다"며 2년 재계약을 맺었다. 결과적으로 믿음이 주효한 셈이다.
지난 2011년 포항의 지휘봉을 처음 잡은 황 감독은 지난해 팀을 정규리그 3위에 이어 올해 FA컵 우승과 정규리그 우승까지 일구며 40대 우승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레전드 감독과 함께 써내려 갈 향후 포항의 역사가 더욱 기대된다.
▣포항이 쓴 `기적의 5분 드라마 김원일 `한 방의 사나이`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기적의 결승골에 힘입어 K리그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은 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클래식 최종 40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은 21승11무6패(승점 74)로 선두였던 울산(22승7무9패·승점 73)을 극적으로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추가시간 5분 동안 이뤄진 기적 같은 드라마였다.
이날 경기는 경기 전까지 울산의 승점이 73·포항이 71로 이기는 팀에 정상에 오르는 사실상의 챔피언결정전이었다.
울산은 비기기만해도 정상에 오를 수 있어 포항보다 다소 유리했다. 후반 들어 포항이 공격수들을 대거 투입해 골 사냥에 나선 반면, 울산은 미드필더를 투입해 포항의 흐름을 끊는데 주력한 배경이다.
후반은 포항의 일방적인 공세로 펼쳐졌다. 양 팀 모두 울산 쪽 그라운드만 사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울산은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 쇼로 맞섰다. 전·후반 90분 시계는 멈췄고 추가시간으로 4분이 주어졌다. 4분만 버티면 울산이 우승 축포를 터뜨릴 수 있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양 팀 선수들간 거친 몸싸움도 이어졌다.
다급해진 포항은 시간을 지연한다는 인상을 준 울산 선수들에게 서두를 것을 강하게 요구했고 울산의 골대 뒤편에 자리한 포항 서포터즈들도 물병 등을 그라운드로 집어던지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포항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순간에 기적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프리킥 세트피스에 이은 골문 혼전 상황에서 포항의 수비수 김원일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포항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기쁨을 만끽했다. 포항 서포터즈들도 환호했다.
황 감독은 "추가시간이 4분 주어지고, 상대가 경기를 지연할 때, `과연 기억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을 속으로 했다. 골이 들어간 순간에 `이런 게 기적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원일은 프로 데뷔 후, 이날 참석한 기자회견이 처음이다. 그만큼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던 선수다.
김원일은 "내 발 밑에 공이 있어서 그냥 찼다. 울산이 계속 카드를 받았는데 (시간을 지연하면서) 더럽게 했다. 우리에게 찬스가 올 것 같았다. 그렇게 하는 팀은 마지막에 꼭 한 골을 먹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군대에서 14박15일 휴가증이 걸려 있는 대회에서는 골을 많이 넣었지만 이렇게 큰 경기에서 골을 넣은 없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결승골 순간에는 "부모님과 가족들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경기 김포 통진중·고와 숭실대를 거쳐 2010년에 프로에 데뷔한 김원일은 이날 결승골이 자신의 통산 7번째 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