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고령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겨울이 왔다. 아침저녁으로 벌써 매운바람을 동반한 영하의 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한다. 보통의 가정이라면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김장을 하거나 보일러를 손보는 등 월동준비를 이미 마쳤을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여전이 그늘이 많다. 하루하루를 먹을거리며 따뜻한 잠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은 겨울나기가 여간 무서운 게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내년 1월 29일까지 겨울철이면 더욱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을 발굴하기로 했다. 대상은 전기, 수도, 가스가 끊긴 가구, 건강보험료가 밀린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탈락 가구 등이다. 공원이나 화장실, 역사 등에서 지내는 이들, 자녀와 관계가 끊긴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지나친 간병비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이들도 대상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나 미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잘한 일이 아닐수 없다. 또한 지원대상자에 대해 연체한 전기 요금 등을 돈으로 주거나 겨울철 3개월 동안 생계비를 보조하는 등 긴급 공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방생활보장위원회나 우선돌봄 차상위지원제도 등도 활용할 방침이며 희망복지지원단의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지원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상자 각각의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할머니와 외손자가 전기요금 15만원을 못내 전기 제한조치를 받으며 촛불을 켜고 겨울을 나다 화재로 목숨을 잃거나 60대 홀로 사는 노인이 숨진 지 여러 해가 지난 뒤에 발견되는 등 소외된 이웃들의 사연은 정말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복지 후진국형` 참사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가능한 많은 어려운 이들을 찾아내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기가 늦지 않았나 하는 점으로 소외계층 발굴은 적어도 한 달 전에는 시작됐어야 했다. 시한을 1월 하순까지로 잡은 것도 너무 늦은감이 없지 않아 있다. 발굴 인력을 늘리고 속도를 빨리해 가급적 연내에 끝내기 바란다. 그래야 그들이 하루라도 빨리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 뿐 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없는 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나눔과 배려가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