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지방부  부국장 김은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섣달이 되면 송년회나 망년회가 빈번하나, 본시 송년이나 망년이라는 말은 없었으며 섣달 그믐날을 수세(守歲) 혹은 제석(除夕)이라 했다. 일본은 `지겨운 시간이여 빨리 가라`는 송년·망년 문화이나 우리는 `아쉬운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수세문화(守歲文化)로 정서가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가는 세월을 붙잡고자 집안 곳곳에 등촉을 밝히고 밤을 지새우는 풍습이 있었다. 안방 건넛방은 물론 화장실, 우물, 심지어 묘소의 작명 등에까지 불을 밝혔다. 아이들에게는 잠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겁주고, 그래도 잠에 취해 자는 아이에게는 눈썹에 밀가루를 발라 `눈썹이 희어졌다`고 놀려주기도 하였다. 잠만 잘 것이 아니라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 설계를 하자는 교훈이 엿보인다. 이렇듯 한 해를 보내는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이 발전하여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지나가는 한 해를 보내고자 하는 해넘이 행사와 새해의 소망과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해맞이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활발하게 거행되고 있다. 고령 지역의 주요 해맞이 행사는 주산사랑 주관으로 주산왕릉에서 군민 건강 · 화합 기원제를 올리고, 성산면 남녀 자율방범대 주관으로 성산일월정 해맞이 기원제 쌍림면 수림목욕탕 주관으로 귀원리 해맞이 시산제, 다산면 청년회 주관으로 좌악공원에서 다산면 신년기원제, 우곡면번영회주관으로 청룡산`청운각`에서 우곡면 풍년기원제 등 관내 중요 산에서 신년기원제를 통해 더불어 음식을 나눠 먹는다. 특히, 새해 붉게 떠오르는 일출의 장엄함을 지켜보며 가족과 지역 그리고 국가의 안녕을 기원한다. 이와 관련해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고자 벅찬 가슴을 안고 찾은 행사장에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안전(安全)이다. 신년 행사 때 준수해야 할 기본 안전수칙과 줄서기 등 기본질서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안전을 챙기기에 앞서 내가 먼저 해맞이를 하겠다는 욕심으로 뛰거나, 앞사람을 밀면 인간 도미노가 되어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2005년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압사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162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은 흡연을 포함한 화기취급은 허가된 장소 외에서는 절대로 하여서는 안 된다. 하루 중 제일 기온이 낮을 때가 일출 전이다. 추위를 견디고자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것은 섶을 지고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위험하다. 폭죽이나 폭음탄 등 위험물 사용 시도 화재의 위험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09년 2월 창녕군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를 하던 도중 갑자기 번진 불길을 피하려다 등산객들이 벼랑에서 떨어져 7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다치는 사고 또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 정상에서 해맞이를 하고자 심야 시간에 무리한 산행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손발, 얼굴 등의 동상 방지를 위한 보온조치와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면 더욱 즐거운 행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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