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년 여성들의 주요 관심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동안’이다. TV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주름개선, 동안피부에 대한 광고들이 늘고 인터넷이나 판매되는 책, 미용기기, 성형외과 수술 및 시술을 통해 젊어지는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반면 청소년들은 섹시미를 중점으로 짙은 화장을 한다거나 의도된 노출을 선호하면서 자신을 성년과 같은 위치로 올리고자 한다. 이를 사회적 이슈화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소수의 누군가는 이러한 문제로 극단적 형태로 콤플렉스로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한다.” 정연연(32)의 작업은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한다. 여성을 그리는 이유다. 작품 속 여성들은 화려하고 섬세하게 묘사된다. 단순히 아름답다기보다는 어딘가 조금 섬뜩하거나 내면의 깊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자세히 관찰하면 눈썹이 없다. 이는 눈썹의 모양에 따라 형성되는 인물의 인상에서 오는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정씨가 표현하고자 하는 인물은 여성으로서의 보편적인 인간상일 뿐이다. 개성을 지닌 인물로서의 개별적인 여성이 아니다.화가는 여성들이 동안이나 섹시 콤플렉스를 가지게 된 것은 남성적 취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본다. “‘피부가 예쁘면 여자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 ‘탄력 있는 꿀벅지가 확실히 어리니까 가능하다’ 등 남성적 취향에 맞춰가려는 여성들이 현실적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는 시간을 애써 강제적으로 멈추게 하려는 동시에 더 앞서 가려 하는 압박된 삶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지적한다.정씨는 “일부 여성은 은연중 분명 그 압박의 중심에는 남성이라는 보이지 않는 콤플렉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단지 그것을 인지하기에 두려운 나머지 그것이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짚는다.“성년의 여성은 젊은 여성에게 혹여나 자신의 연인 또는 남편을 빼앗길까 봐 마음 졸이고 노화를 두려워해 동안 피부에 수천만원을 쓰기도 한다. 부작용도 발생한다. 검증되지 않는 건강식품, 과도한 성형이나 시술 탓이다. 어린 소녀들은 성년의 여성들을 따라하고자 억지스러운 섹시미를 이용해 인기를 얻어 방송에 진출한다거나 유흥을 즐기고자 자신의 육체를 이용하기도 한다. 같은 동급생 친구의 포주가 되는가 하면 성인들에게 자신을 성을 판매하면서 최소한의 도덕적 윤리에 둔감해졌다.”정씨는 이러한 형태의 결과를 보면, 여성이 스스로 만들어 낸 함정에 빠진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작가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방배로42길 갤러리토스트에서 여는 개인전에 외모지상주의의 끝으로 치닫는 사회에서 정말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작품을 선보인다. 부제는 ‘리멤버 유어 하트(Remember Your Heart)’다.“남성과 여성은 공존한다. 그 공존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적 시간을 거스르려 한다거나 콤플렉스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주름 하나가 늘어나면 그 주름과 어울려 서로 늙어가는 즐거움이 있지 않겠는가. 어린 소녀들의 자연 그대로의 붉은 뺨을 지켜주는 것 또한 성년이 된 이들의 본분은 아니겠는가?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삶을 소중히 끌어안고 콤플렉스를 보듬어 주는 것이 우리에게 옳지 않겠는가 말이다.” 02-532-6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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