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진수성찬 산해진미 날 유혹해도 김치 없으면 왠지 허전해.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 맛으로 보나 향기로 보나 빠질 수 없지 입맛을 바꿀 수 있나.” 우리 민족의 김치 사랑은 각별하다. 김치찌개, 두부김치, 김치볶음밥 등 김치를 곁들여 먹는 음식에 익숙하다. 삼겹살을 구울 때도 김치를 기름에 지져 먹을 정도로 김치는 고기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서울 서대문 사거리 하나은행 뒷골목에 터를 잡은 ‘한옥집’(02-362-8653)은 김치와 돼지고기로만 조리한 음식으로 승부한다. 적당히 익어 새콤한 맛을 내는 묵은지와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지방을 접목시킨 ‘김치찜’을 먹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온다. 점심시간에는 번호표를 받고 기다릴 정도다. ‘한옥집’은 상호대로 오래된 한옥에 지붕을 씌웠다. 골목 어귀부터 김치찜 향기가 풍겨온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큰 난로가 자리잡고 있다. ‘ㄷ’자 모양의 방에 테이블이 놓여있다. 모두 좌식형으로 돼 있으며 벽에 붙은 각 매체의 소개기사가 ‘한옥집’의 유명세를 증명해준다. 안철수 의원까지 이곳을 찾아오는 바람에 더욱 이름을 알렸다. 자리에 앉으면 김과 김치. 나물, 잡채가 테이블을 채운다. 맛도 정갈하고 직원들도 친절해 부족한 음식은 상시 채워준다. 메뉴는 단조롭다. 김치찌개(7000원), 김치찜(7000원), 김치등뼈찜(2만5000원·3만5000원), 수육(1만1000원·2만1000원), 고기만두(5000원), 건강메밀전(5000원) 등이다. 점심에는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찾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부부가 10여 년 전부터 운영한 이곳은 2006년 처음 ‘김치찜’을 선보였다. 쉰 김장 김치를 돼지고기와 함께 쪄먹는다는 데 착안해 선보인 것이 메인메뉴가 됐다. 푹 익은 김치를 자르지 않고 송송 썬 생돼지고기 덩어리와 함께 익혀 상에 올린다. 푹 익은 고기가 젓가락으로 부드럽게 찢어진다.  벽면에는 ‘김치찜 맛있게 먹는 법’이 붙어있다. 김치찜이 나오면 가위로 김치의 머리 부분만 잘라낸다. 찜고기를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 자른 후 길게 자른 김치로 고기를 둘둘 말아 맛있는 김 위에 올려 밥과 함께 먹으면 된다. 편한 친구들과 찾았다면 손으로 쭉쭉 찢어 먹는 게 더 맛나게 느껴질 수 있다. 김치를 포기로 올려주니 절대로 재사용하는 법이 없다. 오랜 시간 약한 불에 졸여내 국물이 진하고 깊다. 고기도 부드러운 살에 지방이 살짝 붙어있어 여러 번 씹을수록 고소함이 느껴진다. 오랫동안 익혔어도 씹는 맛은 그대로다. 국물도 달지 않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김치 파동 등 변수가 닥쳤을 때도 좋은 식재료를 지켜온 것이 비결이다. 묵은지와 국내산 생돼지고기, 두푸, 대파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인 김치찌개도 ‘한옥집’의 인기 메뉴다. 라면사리는 서비스로 제공된다. 여기에 두부사리(3000원), 찌개고기(4000원)를 추가할 수 있다. 밥은 무제한 제공된다. 부추, 두부, 돼지고기 등을 넣고 직접 손으로 빚은 만두(5000원)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김치에 대한 자신감으로 포장김치(2만5000원)를 따로 팔기도 한다.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178번지, 오전 10시~오후 10시 문을 연다. 주차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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