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기자협회 주최 제5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이 유려한 수상소감과 상찬으로 넘쳐났다.  22일 저녁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설국열차’가 작품상과 감독상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변호인’의 송강호, ‘집으로 가는 길’의 전도연이 남녀주연상, ‘관상’의 이정재, ‘소원’의 라미란이 남녀조연상을 수상했다. 남녀신인상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여진구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정은채에게 돌아갔다. 발견상은 ‘더 테러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독립영화상은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 외국어영화상은 ‘그래비티’가 받았다. 본상 외 영화인상은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을 배급한 뉴(NEW) 김우택 대표가 차지했다. 시상식에는 송강호, 이정재, 여진구, 라미란, 김병우 감독 등 수상자와 김동호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이준익 한국감독조합 대표, 이춘연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대표 겸 영화인회의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남우주연상을 탄 송강호는 “1회 시상식 때 ‘박쥐’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집으로 돌아가면서 내가 이 상을 왜 받았을까 생각해보니 결론은 ‘과감한 노출’이었다. 이번에는 집에서 오면서 이유를 생각해보니 ‘다작’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송강호는 지난해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등 세 편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했다. “앞으로도 다작을 해서 계속 수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송강호는 복수 추천이 가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기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가 출연한 영화가 세 편으로 갈리면서 이를 분리 판단해야한다는 일부 의견도 나왔다. 이에 따라 재집계를 했으나 수상자는 역시 송강호였다. 세 편 중 가장 많이 지목된 ‘변호인’을 통해 남우주연상을 받게됐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신 스틸러’ 라미란은 통통 튀는 감초 연기 못지 않은 재치있는 말솜씨로 이목을 끌었다. “재작년에 시상식에 처음 갔었는데, 청룡영화제에서 벨벳 드레스를 입었더니 ‘하하 엄마 능가하는 융드레스 자태’, 대종상에서는 ‘라미란 훅 파인 가슴골’ 같은 기사가 몇 개 났다. 그래서 오늘은 가슴골을 안 모았다”며 좌중을 웃겼다. 이어 “9회 정도에는 주연상으로 이 자리에 서고 싶다. 유승호군이 제대하면 함께 진한 멜로 한 번 해보고 싶다. 여기 계신 감독님들과 영화관계자들이 진한 멜로가 있으면 추천해주셨으면 한다”는 청탁도 했다. 시상식장에는 ‘소원’의 이준익 감독이 동행해 진한 포옹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우주연상 수상자 전도연과 감독상 수상자 봉준호 감독은 지방에서 영화 촬영을 하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전남 나주에서 ‘협녀: 칼의 기억’을 촬영 중인 전도연은 “‘협녀’로 상을 주실 때는 꼭 참석하겠다”는 애교어린 멘트를 날렸다. 부산에서 ‘해무’를 촬영 중인 봉 감독은 “내년에는 시상자로라도 참석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제2대 문화부 차관을 지낸 김동호 위원장은 77세의 나이에도 뛰어난 기억력으로 한국영화의 부흥을 칭찬하며 “충무로 파이팅”을 외쳤다. “올해의 영화상이 10회쯤 되면 미국 골든글로브 못지않고, 일본 블루리본상에 앞서는 권위있는 영화상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덕담, 박수를 받았다. 두 상은 모두 올해의 영화상처럼 언론사 영화담당기자들이 한 해 동안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주는 상이다. ○…외국어영화상을 따낸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을 대신해 트로피를 받은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조건영 상무는 “외화 수입·배급을 하는 입장에서 상을 대신 받는 것이 안 어울린다”고 쑥스러워 하면서도 “본사를 통해 상을 전해주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 (한국에) 올 수 있으면 오라고 전해달라고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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